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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2006 이웃사랑 캠페인]성금 1579억 사상최고

입력 | 2006-02-09 03:03:00


1년 반 동안 악성 뇌종양과 사투를 벌이던 정모(12) 양은 지난해 11월 말 숨을 거뒀다.

정 양의 침실 구석에는 동전 6만5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이 발견됐다. 정 양의 부모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정 양의 평소 소망대로 이 돈을 기부했다.

금요일마다 서울 동작구 사당3동 동사무소 입구에서 순대 노점상을 하는 A 씨. 그는 올해 초 하루 매상 30만6000원 전부를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이름만이라도 알자”는 직원의 설득에도 A 씨는 “알리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세중·李世中)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개월간 진행된 ‘희망 2006 이웃사랑 캠페인’ 모금액이 총 1579억 원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모금액(1185억 원)보다 33% 증가한 것이며, 모금 목표액(1205억 원)을 374억 원이나 초과 달성한 것이다. 목표액을 100도로 매긴 사랑의 체감온도도 사상 최고치인 131도를 기록했다. 올해 모금액은 2002년 전국재해구호협회가 태풍 루사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모금액(1448억 원)보다 131억 원이 많아 민간모금 캠페인 사상 최고액 기록까지 갈아 치웠다.

특히 100만 원 이상 기부자 중 익명 기부자의 증가 속도가 두드러졌다. 지난해는 17명이 2억7170만 원을 익명으로 기부했으나 올해는 28명이 6억4200만 원을 이름을 남기지 않고 기부금을 내놓았다.

익명의 기부자 중 최고액은 로또복권 1등 당첨자와 모 사업가 등 2명이 쾌척한 1억 원이다. 1억 원 이상 기부도 지난해 66건 688억 원에서 올해 81건 995억 원으로 늘어났다.

기부영역별로는 기업 기부가 사상 처음 1000억 원을 넘어선 1151억 원으로 전체 기부의 72.9%를 차지했고 이어 개인 기부 200억 원(12.7%)이었다.

모금회 관계자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작은 정성이 모여 사상 최대의 모금액을 기록하게 됐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히 성금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