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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간판스타들 줄줄이 사표

입력 | 2006-01-20 18:32:00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2003, 2004년에 '차떼기'라는 말이 크게 유행했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으로 수사를 이끌었던 사람이 유재만(柳在晩·사법시험 26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다.

그렇게 검찰의 특별수사 분야를 대표하던 유 부장이 검찰을 떠난다. 그는 다음달 예정된 검찰 정기 인사를 앞두고 최근 사직서를 법무부에 냈다. 검찰 간부들과 선배, 동료 검사들은 한결같이 유 부장의 사직을 만류했다.

유 부장의 사직 배경에는 선천적 장애가 있는 아들과 그 아들을 돌보면서 건강이 나빠진 아내 등 가족문제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10여 년 동안 아들을 옆에서 24시간 내내 보살펴온 아내의 건강이 최근 급격히 악화됐고, 유 부장은 2월 정기 인사에서 지방으로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유 부장은 또 대형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수일(李秀一) 전 국정원 2차장과 정몽헌(鄭夢憲) 전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등이 자살을 한 데 대한 마음고생도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청 사건 수사에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 선배인 신건(辛建) 전 국정원장을 구속기소하면서 마음이 많이 사했다고 한다.

유 부장의 사직 소식을 보고 받은 정 총장은 19일 유 부장을 불러 사직을 만류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법무부 근무를 제안했으나 유 부장은 "그건 인사원칙에 어긋난다"며 사양했다고 한다.

유 부장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 이외에도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이 구속된 현대비자금 사건과 청계천 재개발 비리 사건 등 대형 비리 수사를 했다. 지난해에는 국가정보원의 도청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

17년 동안 검사로 일하면서 서울 양재동의 허름한 연립주택에서 살고 있는 유 부장은 로펌 김&장으로 갈지, 단독개업을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 부장의 대학 동기로 검찰의 엘리트로 꼽혀온 이승섭(李承燮·사시 27회)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장도 최근 사의를 밝혔다. 이 부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의 첨단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수사를 수행했다. 유 부장과 이 부장 등 '검찰의 간판스타'가 사표소식에 후배 검사들은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이들 외에도 인천지검의 이권재(李權載·사시 25회) 형사1부장과 안원식(安源植·사시 26회) 형사3부장, 광주지검 용응규(龍應圭·사시 30회) 특수부장, 창원지검 하용득(河龍得·사시 28회) 형사2부장, 대전지검 천안지청 김근식(金根植·사시 31회) 형사1부장 등이 최근 사표를 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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