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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선생이 졸려보여요” 새 1000원권에 ‘와글와글’

입력 | 2006-01-17 14:12:00



내년 상반기에 발행될 예정인 새 1000원권 지폐의 도안을 두고 누리꾼들이 갑론을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7일 공개한 새 지폐는 올해 발행을 시작한 5000원권과 마찬가지로 갖가지 위조방지장치가 사용됐고 디자인을 크게 변경했다.

색상은 기존의 자색 계열에서 청색 계열로 바뀌었고 크기도 가로 15밀리미터, 세로 8밀리미터 가량 작아졌다.

새 지폐의 앞면은 퇴계 이황을 유지한 채 성균관 내 명륜당과 매화를 추가했고 바탕무늬는 ‘관복 흉배무늬(사슴)’에서 ‘창호무늬’로 바뀌었다. 뒷면 보조소재는 ‘도산서원 전경’ 대신에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가 들어갔고 바탕무늬는 퇴계 선생의 철학이 집약된 ‘천명신도’가 사용됐다.

새 지폐가 공개되자 한국은행과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새 지폐를 구경한 누리꾼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많은 의견은 “인물초상인 퇴계 이황의 모습이 졸리고 아파 보인다”는 항의성 글.

스스로를 그래픽디자이너라고 소개한 ‘cloudy1004’는 “퇴계 이황 선생의 얼굴이 너무 병약하게 보인다. 국민들이 봐서 든든한 표정이어야 한다”며 “천원이라는 단어는 너무 붙어 있고 앞면 기와도 삐져나와 있다. 의도적으로 한 것 같은데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지적했다.

‘황준석’은 “화폐 속 인물이 졸려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인데 힘없고 우울하게 보이는 것 아니냐”며 “같은 인물이라도 더 활기차고 진취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권에 영어가 너무 많다”, “다른 화폐를 베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대한민국국민’은 “왜 우리나라 지폐에 영어가 그렇게 많이 들어가야 되는 것이냐. 처음 신권을 봤을 때 달러인줄 알았다”며 “우리나라 돈이면 ‘won’ 대신 ‘원’이 맞다. 이러다가 지폐를 영어로 도배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zxcv4257’은 “유로화를 쫓아가는 것 같다. 우리나라 고유의 디자인과 동양적인 색채가 묻어나야 한다”고 주장했고 ‘amate’는 “유로화 보다는 중국 위안화랑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jungjinii’는 “지폐는 심미성이 아니라 실용성을 위주로 바꿔야 한다. 주로 색깔로만 구분하던 기존의 지폐보다는 훨씬 좋은 디자인이다”며 “영어와 숫자의 적용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우리 화폐의 가치를 인지시키기 쉬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도안이 완성됨에 따라 한국조폐공사에서 새 1000원권의 인쇄를 시작할 것”이라며 “새 1만원권의 도안도 올해 상반기 중 시제품이 완성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