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도착이 임박한 16일 밤까지 중국 베이징에서는 그의 도착 징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밤 12시까지 김 위원장의 도착이 예상되는 베이징 역이나 예상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차오양(朝陽) 구 외교단지 내 북한대사관의 경비 강화 등 사전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베이징 외교가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평소 이용해 온 댜오위타이를 피해 베이징 인근 등 의표를 찌르는 장소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았다.
김 위원장은 방문 기간 중 안전을 위해 이동하기 전에는 반드시 선도열차를 먼저 출발시켜 온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오후 10시 반경 선전 역을 출발하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를 목격한 사람들은 열차가 출발하기 15분 전에 몇 량의 객차로 편성된 선도열차가 먼저 역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선도열차 편성은 2004년 4월 김 위원장의 방중 후 귀로에 발생한 용천역 폭발 사고를 의식한 안전 대책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기관차를 포함해 20량으로 전체 색깔은 초록색이었으며 선두 쪽 객차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나머지 객차에선 대부분 밖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앞서 15일 오전 선전의 대형 컨테이너 항구인 옌톈(鹽田) 항을 시찰하고 항구 책임자로부터 운영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밍(明)보는 “김 위원장이 외자를 대거 유치해 건설된 옌톈 항을 조감할 수 있는 빌딩 위에 올라가 홍콩 쪽도 바라보았다”며 “김 위원장은 수행 중인 중국 관리들이 바다 저편이 홍콩이라고 밝히자 생각에 잠긴 듯 그쪽을 주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선전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중국 최고 민속악단인 ‘여자12악방(女子十二樂坊)’의 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숙소인 우저우 호텔과 가까운 선전 TV방송국에서 여자12악방이 연주하는 한국 전통 민요와 각종 음악을 들었다고 홍콩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