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도권]새 단장 끝낸 ‘덕수궁 대한문’ 꼼꼼히 살펴보니…

입력 | 2006-01-17 03:10:00


“두웅, 둥.”

15일 오후 1시 반 덕수궁 정문 대한문(大漢門) 앞. 수문장의 교대식을 알리는 북이 울리자 시민 100여 명이 대한문에 몰렸다. 시민들은 수문장과 기념촬영을 하며 “대한문도 나오게 찍어 달라”고 주문했다.

대한문이 최근 다시 육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보수공사를 하느라 철골 가림판 뒤에 숨어 지낸 지 1년 7개월 만이다.

▽옛스러움 살린 대한문=문화재 보수의 기본은 ‘원형 보존’. 물끄러미 대한문을 올려다보던 노경식(57·서대문구 창천동) 씨는 “대한문을 다시 보니 속이 다 후련하다”며 “색깔이 선명해졌음에도 닳고 낡은 옛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친근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수차례 자문회의를 거쳐 대한문의 자재를 가능한 한 교체하지 않았다. 100년 된 건축물인 만큼 세월의 흔적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12개의 기둥은 밑을 받치는 동바리만 소나무로 바꿨다. 지붕의 단청도 빛이 바랜 듯 자연스럽게 칠했다.

추녀의 연꽃 문양은 새롭게 칠한 덕분에 선명해졌지만 단청의 주요색깔인 풀색에는 때가 탄 것처럼 보이도록 거무스름한 빛깔을 섞었다.

5개의 나무판으로 이뤄진 문짝도 오랜 기간 긁히고 땜질로 울퉁불퉁해진 헌 판을 되도록 살렸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방금 사포질한 듯 매끈한 새 판이 사이사이 이어져 있었다. 가지런히 하늘을 향해 있는 기와도 상태가 양호한 것은 그대로 사용했다.

▽100년 만의 부활=대한문은 덕수궁이 불에 타 1906년 새로 지으면서 정문이 됐다. 이후 기와를 교체하는 등의 간단한 보수는 있었지만 대한문 전체를 해체, 조립한 공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문은 몇 년 전부터 기둥 아래 동바리가 부식되면서 전체가 남쪽으로 눈에 띄게 기울었다. 문짝과 벽체도 뒤틀리기 시작했고 지붕이 노후해져 물이 새면서 대수술이 결정됐다.

덕수궁관리소 이향수(李享樹) 소장은 “대한문은 다시 연 첫날(지난해 12월 31일)에만 1만2000여 명의 입장객이 다녀갈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문 앞에서는 하루에 3차례 수문장 교대식이 진행된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