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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세상/박석재]이번 주말엔 아이들과 ‘火星맞이’를

입력 | 2005-10-28 03:01:00


화성은 태양계의 4번째 행성으로 크기가 지구의 절반가량 되고 공전주기는 약 2년이다. 화성은 약 2년 2개월마다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게 되는데 모레(30일)가 바로 그날이다. 이날 화성은 6942km 거리까지 지구에 다가오기 때문에 ‘붉은 샛별’같이 밝게 보인다. 초저녁이 지난 시간이면 대도시에서도 동쪽 하늘에서 화성을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밤중에는 남쪽 하늘 높이 떠올라 더욱 찾기 쉽다. 화성은 서서히 어두워지기 때문에 꼭 모레가 아니더라도 당분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된다.

행성 중에서 붉게 보이는 것은 오로지 화성뿐이다. 그 이유는 화성의 표면이 산화철, 즉 녹슨 쇳가루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화성의 영어 이름 ‘Mars’가 라틴어 ‘마르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는 로마신화에서 ‘전쟁의 신’의 다른 이름(그리스 신화에서는 아레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대 서양 사람들이 붉은 화성을 보고 흉흉한 전쟁을 생각했다는 사실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나주 장성 진주 등과 같은 우리나라 지명도 붉은 화성 표면의 지명으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화성을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흰색을 띤 북극과 남극 부분이 보인다. 마치 화성이 흰 모자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이 부분을 극관(polar cap)이라고 부르는데 시민천문대 망원경을 이용하면 쉽게 관측할 수 있다. 화성에는 2개의 달, 즉 포보스(Phobos)와 데이모스(Deimos)가 있는데 화성 표면에서 보면 포보스는 서쪽에서, 데이모스는 동쪽에서 뜬다.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가 1877년 화성 표면에서 약 40개의 줄무늬를 관측하고 이를 ‘운하’라고 부르면서 나중에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게 됐다.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 화성인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화성을 연구하기 위해 애리조나 주의 플래그스태프라는 곳에 천문대를 세웠다. 그는 19세기 말까지 160개가 넘는 ‘운하’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로웰은 조선 말기 우리나라를 방문했으며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morning calm)’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천문학계의 원로 조경철 박사가 로웰천문대의 창고에서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용안이 뚜렷하게 나온 사진을 발견해 신문에 대서특필된 적도 있다.

화성에 대한 로웰의 집념은 영국의 허버트 조지 웰스가 1898년 발표한 거작 ‘우주전쟁’으로 활짝 꽃을 피우게 된다. 문어처럼 생긴 흉측한 화성인들은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지구를 거의 쑥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는 부패 박테리아에 화성인들이 전멸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이후 화성인의 침공을 다룬 과학소설이나 영화가 쏟아져 나오게 됐는데 최근에 나온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우주전쟁’ 역시 웰스 작품의 개작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느라고 야단법석이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발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달에 영구 주둔이 가능한 기지를 건설하고 2030년까지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러시아 등 다른 선진국들도 나름대로 야심 찬 화성 탐사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우리도 어린이들에게 화성을 보여 주며 꿈을 심어 주자. 한국천문연구원은 대전시민천문대에서 29일 ‘화성축제’를 개최한다.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릴 계획이니 청소년과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