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후보로는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은 이용훈(李容勳) 후보가 무난히 국회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로 이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인사청문특별위원들은 그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 ‘대체로 무난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회는 14일 본회의에서 이 후보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코드’ 논란 계속=특위는 이 후보의 재산 문제와 과거의 판결 문제 등을 거론한 전날과 달리 9일에는 ‘코드 인사’ 문제와 사법개혁 의지를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한나라당 이명규(李明奎) 의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한 뒤 법적으로 변호사 선임이 필요한 사건이 3건 있었는데 그 3건을 모두 이 후보가 맡았다”며 “코드가 안 맞는 사람에게 사건을 맡길 사람이 있겠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의원은 현 정부 인사를 사자성어로 구분하고 “이 후보가 대법원장이 되면 현 정부를 세우는 데 별 공도 없으면서 요직을 맡은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이나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 같은 ‘무임승차형’이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성호(鄭成湖) 의원은 “권력에 협조한 대가로 대법원장 후보로 내정된다면 엄청난 문제다. 무임승차로 대법원장이 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이 후보를 옹호했다.
이 후보는 사법개혁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법원장의 인사 예산 행정권의 각급 법원 이양 △대국민 행정서비스 개선 △법원행정처 축소 문제 등을 고려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이 후보는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이 “우리나라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냐”고 묻자 “현실적으로 법원에 좀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접근 통로가 막혀 있다는 점에서 평등하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 시절 고등법원 형사부 판사들에게 ‘1억 원을 훔친 절도범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회사 재산 300억∼400억 원을 횡령한 사람에게 집행유예를 내리는 재판은 있을 수 없다’고 따진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법원 판결이 무슨 말인지 도대체 알 수 없게 써서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며 “대법원장이 되면 대법원 판결, 특별히 전원합의체 판결만이라도 국민이 읽고 ‘우리 법 생활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도록 해 보겠다”고 말했다.
▽“구속사건 줄여 전관예우 없애겠다”=이 후보가 8일 자신에 대한 전관예우가 거의 없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노 의원은 “전관예우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들어 9월 초까지 변호사별 서울중앙지법 구속사건 수임건수 순위를 공개했다.
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15위 내 변호사 중 7명이 이 법원 판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어제 한 말은 (사건 수임이 아닌) 판결에 있어서는 전관예우가 없다고 한 것”이라며 “전관예우는 형사 구속사건에서 생긴다. 앞으로 강력하게 구속사건을 줄이도록 해서 전관예우가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의 임명 동의 찬반정당위원찬반열린우리당한명숙○우윤근○문병호○조성래○박상돈○정성호○
한나라당장윤석△김정권△나경원△이명규△주성영×주호영△민주노동당노회찬△○=찬성, △=유보, ×=반대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