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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청소년 치유 ‘라파의 집’ 짓기 후원 줄이어

입력 | 2005-06-29 03:16:00

‘라파의 집’ 후원 작품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진흥아트홀에서 28일 초등학생들이 전시된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거나 가정이 해체돼 오갈 데 없는 청소년을 위한 라파의 집을 후원하는 행사는 30일까지 계속된다. 신원건 기자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진흥아트홀에선 특별한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진흥아트홀 관장이자 서양화가인 유명애 씨 등 중견작가 47명이 ‘라파의 집’ 후원을 위해 59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라파의 집은 충북 충주시 충주호 인근에 들어선 청소년 심성치유센터. 라파(rapha)는 ‘치료한다’는 뜻의 히브리어.

열린문사회복지센터(대표 황점곤·黃点坤)가 지난해 9월 문을 연 라파의 집엔 가정폭력에 시달리거나 가정이 해체돼 오갈 데 없는 남자 청소년 15명이 생활하고 있다.

치유센터란 말처럼 같이 생활하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꽃을 가꾸고 동물을 키우며 몸과 마음의 생채기를 치료하는 곳이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시골에 자리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라파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다는 점. 황 대표는 더 많은 아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건물을 새로 짓기를 원했고 그때부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3월 한 건축사가 무료로 건축설계를 자청했다. 지난달엔 라파즈한라시멘트에서 건축공사에 필요한 시멘트를 무상 제공키로 했다. 한국에 머무는 영국 상사원들의 모임인 서울영국협회(BASS)에선 7000만 원의 후원금을 보내왔다.

작품전 역시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많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선뜻 내놓았다.

황 대표는 “2003년 6월 경기 양평에 학대받는 아동(5∼12세)을 위한 심성치유센터인 ‘나 너 우리집’을 지을 때도 곳곳에서 기적 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었다”며 “더 큰 기적은 상처 받은 아이들이 센터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전은 30일까지 열린다. 팔리지 않은 작품은 다음 달부터 새로 짓는 라파의 집 거실에 전시될 예정이다. 아이들의 감성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동시에 그들이 주변의 사랑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