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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빠져봅∼시다”…60회 맞는 ‘과학독서아카데미’

입력 | 2005-04-20 18:56:00

“벌써 60회나 됐나.” 과학독서아카데미 회원들이 19일 토론회를 열기 전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매달 토론회를 마친 뒤에는 서울 무교동의 한 음식점에서 뒷풀이를 한다. 박영대 기자



‘과학독서아카데미’는 매달 세 번째 화요일 오후 6시 반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강당에서 독서토론회를 갖는 모임(sciencebook.or.kr)이다.

이 모임 회원들은 19일 토론회에 앞서 일제히 큰 박수를 쳤다. 1999년 5월 시작한 이래 이날로 한번도 거르지 않은 채 꼭 60회를 맞은 일을 자축한 것이다.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이 독서토론회에는 2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날은 60명이 참석했다. 시인 소설가 주부 학생 사장 교사 군인 의사 검사 교수 공무원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와서 ‘책의 세계’에 흠뻑 빠졌다가 돌아간다.

이날 김상태(한국교원대 대학원 2학년) 씨가 후배 정원식(연세대 물리학과 2학년) 씨와 함께 참석한 것을 비롯해 모두 6명이 새로 왔다. 허남(68) 현대원자력 회장도 조각가 김홍훈 씨, 박현수 유림 사장의 손을 끌고 왔다. 허 회장은 “이 모임 정말 최고야. 젊든 나이 들었든, 매일 책을 읽어야 해. 내 꿈은 이런 독서모임이 전국에 퍼졌으면 하는 거야. 정말 소원이야”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연구원의 김웅서 박사 등 이 모임의 도서선정위원 5명은 다음 달 읽을 책을 매달 초 회의에서 정한다. 독서토론회가 열리는 날에는 다음 달 책을 미리 나눠준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용수 이사장(한림대 객원교수)은 “회원들은 매년 회비 10만 원씩을 내는데 1년 12권 책값만 해도 이익 보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동안 모자라는 책 값 등은 박은주 김영사 사장 등 특별회원들이 지원해 왔다.

19일 토론한 책은 로봇 개발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 ‘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다’(동아시아). 먼저 주제 강연자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도낙주 박사가 파워포인트 동영상으로 책에 나온 갖가지 로봇 모습들을 비춰주면서 책 내용을 설명했다.

“영화 ‘AI (인공지능)’에 나오는 데이빗 같은 게 궁극적 로봇입니다. 감성까지 있으니까요. 한국은 현재 로봇 분야 세계 4위,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킬 로봇 개발을 하고 있지요.”

주제 토론자인 nCtopia 대표 이구형 박사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얘기한 뒤 ‘자유 토론’이 시작됐다. 1시간 이상 무선 마이크가 쉴 새 없이 좌석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녔다. 그야말로 ‘후끈 달아오른 자유 토론’이었다. 책 읽은 소감, 주제 강연자와 토론자에 대한 질문, 앞서 발표한 이에 대한 반론, 다른 책에서 본 로봇 이야기 등이 쏟아져 나왔다.

한 참석자가 도 박사에게 “10년 안에 벌어질 로봇과 관련된 일 세 가지만 예측해 달라. 10년 후에 보겠다”고 말했다.

“로봇 가전제품이 쉽게 움직이게 될 겁니다. 부르면 오는 식으로요. 로봇 사고 때문에 법적 분쟁이 일어날 겁니다. 두 집에 한 집 정도는 로봇이 있을 겁니다. 로봇공학과가 톱클래스 인기 학과가 될 겁니다.” (도낙주)

5월에 읽고 토론할 책은 스티븐 와인버그가 쓴 ‘최초의 3분’이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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