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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인기직종]광고회사 직원

입력 | 2005-04-20 17:24:00

광고회사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고 성과에 따라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대학생과 구직자들 사이에 인기 직종으로 꼽힌다. 오리콤의 한 직원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해 1월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에 공채 10기로 입사한 김수민(25·여) 씨는 현재 BC&컨설팅 팀에서 브랜드 관련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에서 1년간 근무하다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결심했다.

그는 “광고는 틀에 박힌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광고주(기업)를 접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광고회사가 구직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업무 특성 상 발전 가능성이 크고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기 때문.

초봉은 대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해 능력에 따른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취업 포털 사이트인 잡링크가 최근 대학생 및 구직자 5726명을 대상으로 취업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광고 전문가가 공무원과 대기업 사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어떻게 뽑나=광고 회사들은 대부분 신입사원 공개 채용과 경력사원 수시 채용을 병행한다.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서류전형→적성검사→면접 등을 거치도록 했다. 1차 시험인 서류 전형에서는 대학 학점과 영어 실력(토익 900점 이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1차를 통과한 사람들은 창의력이나 분석 기획력, 표현력, 상식 등을 테스트 하는 2차 적성검사를 거쳐야 한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프레젠테이션, 영어 토론, 임원 면접, 집단토론으로 구성된 3차 면접 전형이 기다리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모두 17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LG애드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 및 경력사원 모집 공고를 수시로 낸다. LG애드는 외국계 회사인 만큼 단순한 토익 성적 외에 회화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는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다. 정형화된 입사 지원서 대신 인터넷으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제출받고 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광고회사들은 광고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따라서 평소에 얼마만큼 광고인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해 왔는지를 충분히 보여 주는 것이 좋다. 광고회사 인턴 프로그램이나 광고 공모전, 광고 동아리 등에 꾸준히 참가한 기록을 첨부하는 것도 방법.

창조적인 업무가 많은 만큼 독창적인 면모를 갖추는 것도 기본이다. 너무 틀에 박힌 사고가 광고회사에서는 통하지 않기 때문.

평소 광고 분야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관심 있는 소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시각을 쌓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광고주와 자주 만나 광고 방향과 광고 규모 등을 협의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언변도 중요하다.

TBWA 남경우 경영지원실장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에 임할 때 간단명료하고도 설득력 있게 광고에 대한 관심과 열정 등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경력을 쌓아 대형 회사로 진출하는 것도 방법=최근 들어 제일기획, LG애드, 금강기획, 대홍기획,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등 대형 광고회사를 제외하고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형 광고회사들도 점차적으로 경력 사원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중소 광고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대형 광고회사로 우회 진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광고업계 종사자들이 평소 자기 실력이나 평판 관리에 열심인 것도 바로 이 때문. 광고회사들의 스카우트전도 갈수록 치열해져 오리콤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한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한다.

제일기획 인사팀 이상무 차장은 “경력직은 4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연중 30∼35명을 수시로 채용한다”며 “성공적인 광고를 많이 기획한 사람 중심으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외국어 실력을 갖추는 것도 기본이다. 외국계 광고회사들이 국내에 대거 진출하면서 외국어를 모르면 업무에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여기에다 국내 대형 광고회사들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맞춰 외국용 광고를 제작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제일기획 입사 이상관씨 “공부만 하지않고 세상경험 쌓았죠”▼

“공부만 하지 않고 연극, 인턴, 아르바이트 등 폭넓은 경험을 한 것이 다양하고 독특한 시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올해 제일기획에 입사한 이상관(25·사진) 씨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학 생활을 만끽했다.

학과 공부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인기를 잃어 가고 있는 연극 동아리에도 적극 참가해 연극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면접 때 ‘잘하는 것을 보여 달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대학 때 무대에 올렸던 극 중 대사를 읊조리며 연기했습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 씨는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3개월 과정으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 전문가 강연을 듣고 직접 광고를 기획, 제작해 발표하기도 했다. 방학 때는 대기업 홍보실, 스포츠신문사, 모바일 콘텐츠 제작 업체에서 인턴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로 호프집, 팬시점, 여론조사, 선거 운동도 해 봤다. 중국, 일본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틈틈이 국내 여행도 하면서 세상을 ‘누비고’ 다녔다.

“대학생 대상 광고전에 두 번 응시한 적도 있어요. 모두 탈락했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광고를 직접 기획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죠.” 취미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린’ 것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 씨는 “광고는 상품 판매를 위한 창의성을 발휘하는 예술로, 그 결과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롭다”며 “따뜻한 웃음을 줄 수 있는 광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