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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피플&피플즈/범패-작법무 예능보유자 능화스님

입력 | 2005-04-15 21:03:00


‘향내 나는 춤사위/ 우주법계에 두루 하여/ 오늘 아침 모든 번뇌는/ 바람결에 흩어지네.’

인천시무형문화재 제10호인 ‘범패(梵唄·진리의 노래)와 작법무(作法舞·법을 짓는 춤)’ 예능보유자인 구양사(인천 남구 숭의4동) 주지 능화(46) 스님은 춤을 줄 때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4일 인천종합문예회관 야외광장에서 인천지역 예술인 120명과 함께 연 예술제인 ‘독도 수호, 사(死)월 사(事)일 제(祭)’무대에서 그는 마치 춤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3월 18일 그린피스의 인천 방문을 축하하는 선상 공연 때도 그랬다.

능화 스님이 1979년부터 고승들로부터 전수받은 불가의 춤을 대중화하는 작업을 펼치는 것도 춤의 그같은 매력 때문이다.

그의 춤은 나비춤, 바라춤, 법고춤, 타주춤 등 4종의 28가지 동작으로 이뤄져 있다. 퇴징, 목탁, 호적 등의 악기 소리에 맞춰 북, 바라를 들고 춤사위를 이어가기도 한다.

최용백 씨 등 인천지역 향토 사진작가 4명이 그의 춤에 반해 공연과 연습 장면을 사계절에 걸쳐 찍었고, 최근 사진집으로 내놓았다.

“범패와 작법무는 고대로부터 전해져왔지만, 현재의 동작은 조선 태조 때 강화도에 있던 팔만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길 때 치러졌던 의식에 등장했던 것입니다.”

능화 스님은 인천과 인연이 깊은 이 춤을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 앞바다에서 숨진 영혼을 기리기 위해 매년 2월 선상에서 펼치는 ‘수륙전쟁 고혼 천도재’등 인천 지역 각종 축제에 단골 공연자로 나서고 있다.

요즘엔 학생, 일반인 등 500여 명을 대상으로 춤을 전수하고 있고, 대학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불교 춤을 흔히 ‘환희용약’(歡喜勇躍)으로 비유하죠.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방편으로 춤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생활 속에서의 번뇌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이 춤을 추는 목적”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이웃과 그 ‘환희’를 나누기 위해 한국불교무용연구소(www.buddhistdancing.or.kr)를 운영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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