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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때가 되면 너도 날 수 있단다’

입력 | 2005-03-11 16:46:00


◇때가 되면 너도 날 수 있단다/조너선 에밋 글·레베카 해리 그림·김지연 옮김/32쪽·8500원·어린이작가정신(4∼6세)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걸음마가 빠른 아이, 말이 늦은 아이, 글자를 빨리 깨치는 아이.

아이들은 ‘자신의 속도’로 성장한다. 유난히 늦되는 아이가 있지만, 조바심을 내는 것은 언제나 부모이지 아이가 아니다.

이 책은 느리지만 결국 제 갈 길을 가는 새끼오리 루비의 이야기를 그렸지만, 어른에게는 ‘때가 되기까지’ 기다릴 줄 아는 부모의 모습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형제 중에서 가장 늦게 알에서 깨어난 새끼오리 루비. 다른 오리들이 먹이를 받아먹을 때 루비만 먹지 못하자 아빠오리가 말한다. “쟤가 먹기는 먹을 수 있을까?”

엄마오리는 대답한다. “잘 먹을 날이 올 거예요, 때가 되면….”

다른 오리들이 헤엄을 칠 때도, 날아오를 때도 엄마 오리는 기다려 준다.

시간이 흘러 멋지게 성장한 루비가 엄마 아빠 품을 떠나 날아가는 뒷모습을 보며 오리 부부는 말한다. “루비가 다시 돌아올까요?” “돌아올 거요, 때가 되면….”

그림책은 때로는 아이보다 어른에게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