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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박홍귀 前위원장 “작년 입사 연고자 없는사람 거의 없을것”

입력 | 2005-01-23 18:47:00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 파문으로 20일 사퇴한 기아차 박홍귀 전 노조위원장(사진)은 23일 “지난해 광주공장에 입사한 비정규 생산직 1079명은 노조 관련자, 정치인, 회사 측 인사 등 연고자의 영향력 없이 취직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공장은 노사 양측이 대부분 지역 선후배들로 구성돼 있어 다른 사업장보다 인사 비리가 고질적”이라며 “지난해 생산라인이 확대되면서 채용 비리가 더욱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은 별도의 인사 채용 규정이 없이 노사 합의에 따라 뽑아 온 게 관례였으므로 그런 일이 가능했다”며 “그러다가 이들이 올해 1월 1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부적격 논란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또 “인사 비리는 기아차 전체적으로 오래되고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노조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2003년 10월 사측에다 ‘노조 관련자로부터 일체의 인사 청탁을 받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공장의 채용 비리 여부에 대해 “경기 화성이나 소하리공장은 모두 정규직만 채용하는 만큼 비리가 끼어들 틈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그러나 이들 공장도 채용 비리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어 전혀 없었다고는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노조위원장이 된 뒤 수시로 걸려 오는 인사 청탁 전화에 시달려 휴대전화를 세 차례나 바꿨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노조집행부 총사퇴와 관련해 그는 “직전의 16대 노조도 화성공장 노조의 이권 개입 문제로 총사퇴한 적이 있다”며 “비리와 관련해 노조 전체가 책임지는 분위기인 데다 무엇보다도 인사 비리 배격에 실패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검찰이 지난해 9월부터 내사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일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가 있기 직전에 이 사건이 공론화된 데는 정부의 음모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명=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