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에서 독일어로 연설을 하겠다고?”
내달 초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사진)의 의회 연설 문제로 이스라엘이 시끄럽다.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쾰러 대통령은 양국 수교 40주년을 맞아 내달 1일부터 4일간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2일엔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극우파인 다니 나베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이스라엘 의회에서 독일어 연설을 허용하는 것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량학살 생존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연설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우파 정치인과 학자들도 이에 가세했다.
헤미 도론 국회 부의장은 “쾰러 대통령에게 영어로 연설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고, 길라 핑켈슈타인 의원은 “의회에서 독일어를 들으면 온몸이 전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쾰러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지냈으며 영어에도 능통한 인물이다.
반면 야당 지도자인 요제프 라피드 의원은 “독일 대통령에게 독일어로 연설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모욕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독일 대통령은 독일어로 연설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