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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천하의 이종범도 연봉삭감…프로야구 연봉협상 ‘한파’

입력 | 2004-12-30 17:51:00

이종범


“춥다, 추워.”

프로야구 연봉 협상 테이블에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특히 이름값 못한 스타급 선수들에겐 더욱 추운 겨울이다.

기아 타이거즈의 간판스타인 이종범(34)은 30일 올해(4억8000만 원)에서 5000만 원(10.4%) 깎인 4억3000만 원에 내년 시즌 연봉 재계약을 했다.

이종범의 연봉이 삭감된 것은 1993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 그

는 “프로 입단 후 첫 삭감이지만 고과 점수를 기본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수용했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계약을 마쳐 다행이다. 내년엔 팬들의 기대와 내 이름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종범은 올해 133경기 전 게임에 출전했지만 타율 0.260(493타수 128안타)에 17홈런 52타점 42도루로 역대 시즌 최악의 성적을 냈다.

올 프로스포츠 최고 연봉자(7억4000만 원)인 현대 정민태(35)도 내년 연봉이 대폭 깎일 위기. 그의 성적은 7승14패 평균자책 5.00. 1승에 1억 원인 셈으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선수로 지목받고 있다.

구단에선 25%(1억8500만 원) 삭감안을 통보했고 정민태는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과 그동안의 팀 공헌도를 들어 10%(7400만 원)만 깎자며 버티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정재호 단장은 “더 많이 깎으려고 했는데 25% 삭감도 그나마 많이 배려한 것”이라며 강경하다.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 삭감 수난은 올 스토브리그의 두드러진 특징. LG에서 기아로 간 홍현우는 5일 2억 원에서 무려 65%가 줄어든 7000만 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화려한 경력을 지닌 이름 석자보다는 능력과 효율이 우선적으로 대접받는 게 요즘 세태. 프로야구판이라고 다를 게 없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