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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버려진 어린이 돌보는 억척부부의 겨울나기

입력 | 2004-12-26 18:31:00

SBS가 27일 방영하는 ‘장군이네 집’에서 ‘큰 아빠’로 불리는 김성진씨가 우는 아이를 달래고 있다. 사진제공 SBS


SBS는 27일 송년특집 다큐멘터리 ‘장군이네 특별한 겨울 이야기’(밤 8:55)를 방송한다. 장군이네는 경기 포천시의 아파트 공사장에서 식당 ‘장군집’을 운영하며 오갈 곳 없이 버려진 어린이 등 33명의 대식구를 돌보는 김성진(45) 엄미자(46) 부부의 가정을 말한다.

장군이네 집 이야기는 지난해 12월25일 ‘생방송 투데이’ 성탄특집으로 방송됐다. 하지만 방송 이후에도 VJ 한명이 1년여 동안 장군이네에 상주하며 대가족의 일상을 담았다.

김 씨 부부는 11년 전 자원봉사를 하다가 지체장애 이성환 할아버지(일명 베컴 할아버지)를 모셔와 돌보기 시작했다. 이후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불화로 버려진 아이들을 하나 둘 맡아 키우던 끝에 이제는 막내 보람이(2)를 비롯해 모두 33명의 대식구가 됐다. 아이들은 김 씨 부부를 큰아빠, 큰엄마라고 부른다.

30명이 넘는 식구와 생활하다보니 김 씨 부부는 쉴 틈이 없다. 공사장 식당에서 한 끼 3000원을 받는 게 생계수단이지만 불황으로 수금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보건복지부는 12월까지 미신고시설인 장군이네가 아동복지시설로 정식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왔다. 인가를 받지 못하면 아이들을 다른 시설로 보내야 한다. 김 씨는 아이들을 두 번 고아로 만들 수 없다며 동분서주하다가 최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이웃들이 십시일반으로 벽돌 한 장이나 창문틀을 보탠 덕분에 장군이네는 이제 시설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또 장군이네에 처음 왔을 때 매일 울던 온 동현이(6)가 1년 간 김 씨 부부의 사랑으로 밝게 생활해 나가는 모습 등 1년 여 간의 변화도 세밀하게 담았다.

연출 최낙현 PD는 “김씨 부부가 모든 식구들을 진짜 가족같이 대하는 한결같은 모습에 반해 취재를 계속했다”며 “한 눈에 보이지 않는 1년간의 변화를 담았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