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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점수발표]“시험 잘 봤는데 왜?” 헷갈리는 표준점수

입력 | 2004-12-14 18:24:00


올해 처음 도입된 표준점수제는 개념 자체가 어려워 교육당국도 일반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노심초사하는 부분이다.

과목 간 난이도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선 불가피하지만 원점수 만점을 받고도 실제 표준점수가 60점대로 나올 경우 점수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원점수 만점을 받고도 다른 선택과목에서 한 문제를 틀린 수험생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는 경우도 생긴다.

언어 수리 외국어는 평균 100점에 표준편차 20,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은 평균 50점에 표준편차 10으로 설계했다.

이론상 언어 수리 외국어 3영역은 0∼200점, 탐구영역은 0∼100점에 수험생들의 성적을 나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언어 수리 외국어는 40∼160점, 탐구영역은 20∼80점에 점수가 분포된다.

그러나 난이도가 맞지 않게 되면 표준점수 왜곡현상이 발생한다. 출제 당국이 쉽게 출제하겠다는 것은 원점수를 말하는 것이지만 실제 받는 점수는 표준점수이기 때문이다.

사탐에서 윤리가 쉽게 출제돼 17%에 달하는 3만1209명이 만점을 받았지만 실제 표준점수는 61점이다. 반면 난이도가 적정했던 법과 사회는 최고점이 66점이어서 만점을 받고도 5점이나 뒤지는 것이다.

똑같이 한 문제를 틀려도 어느 과목이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쉽게 출제된 윤리 한국지리 생물Ⅰ은 만점이 아니면 2등급이 아니라 3등급으로 추락한다.

따라서 쉬운 과목에서 원점수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표준점수에서는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우수 학생이 많은 재수생들이 고득점을 하고도 ‘재수효과’를 보지 못하는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쉽게 출제된 과목을 선택해 높은 원점수를 받아 기뻐했던 수험생들이 뜻밖의 표준점수에 낙담할 수 있다.

이 같은 성적 결과가 앞으로 수험생들이 탐구영역 과목 중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영향을 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용어설명

▼표준점수▼

시험 영역과 과목의 응시자 집단에서 개별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나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점수다. 함께 응시한 대부분의 수험생이 어려워한 과목이나 영역을 잘 본 수험생의 표준점수는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는 낮아진다.

▼백분위▼

전체 수험생의 성적을 최고점부터 최하점까지 순서대로 배열하고 개별 수험생의 성적을 정수 1에서 100 사이의 백분율로 표시한 서열 척도를 말한다. 많은 수험생의 성적을 백분위로 표시하면 동점자가 많아지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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