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가 서울 강남의 집값에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세금 증가로 고가 아파트 소유자나 수요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지만 늘어나는 세금이 집값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보유세 증가 상한선이 전년의 50%로 제한된 데다 4일 종합부동산세 골격이 발표된 후 시장 반응이 거의 없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규원 세무사는 “강남에 20억원대 아파트를 갖고 있어도 종부세 도입으로 늘어날 세금은 몇십 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종부세 등 보유세가 점차 증가할 예정이어서 구매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전반적인 세제 강화로 구매 심리가 위축돼 거래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종부세가 대형 평형을 겨냥한 세금이지만 되레 중소형 평형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종부세를 피하려고 살고 있는 대형 평형은 보유하고 임대중인 중소형 평형은 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닥터아파트 강현구 정보분석실장은 “세금이 대형 평형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적으며 가격은 근본적으로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시행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시세 10억원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는 국세청 기준시가가 9억원을 밑돌아 종부세를 물지 않는다.
반면 최근 입주한 강남구 대치동 H아파트는 시세가 분양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분양가격이 9억7500만원에 달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가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한편 거래세 1%포인트 인하는 주택거래 활성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주택거래신고제 실시로 서울 강남권 등의 거래세는 종전보다 3배나 올랐는데 거래세율이 조금 내린다고 거래가 회복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