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삼성전자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비해 실질적인 지배주주인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에게 ‘차등의결권 주식(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갖는 주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으로 인한 적대적 M&A 위협 대책’을 묻는 열린우리당 신학용(辛鶴用) 의원의 질문에 대해 “증권 관련 법률은 소관 분야가 아니지만 적대적 M&A가 정 문제가 된다면 차등의결권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경우 소유지배구조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며 “이 제도를 도입한 북유럽 일부 국가가 이를 다시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영국항공, 로열더치셸, 폴크스바겐 등 유럽기업(상장사 기준)의 20.1%, 포드 등 미국 상장기업의 11.5%가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김석동(金錫東) 금융정책국장은 “현재 주식시장의 43%를 외국인투자자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만 보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