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경찰이 성매매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성매매업소 여성이 단속을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기도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8시경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속칭 ‘미아리 텍사스’의 한 업소에서 종업원 윤모씨(24·여)가 수면제 20알과 술을 먹고 쓰러져 있는 것을 주인 김모씨(61·여)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윤씨의 방에서 발견된 수첩 5쪽 분량의 유서에는 ‘성매매는 보장돼야 한다’, ‘24세에 갈 곳 없이 여기까지 굴러온 나를 더 이상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라’, ‘당신들 정치싸움 때문에 24세 나이에 죽는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윤씨의 유서에는 ‘당신들 딸처럼 좋은 부모를 두고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이 먼 곳까지 돈 때문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가족에게 남긴 ‘사랑한다’는 작별인사와 ‘업주는 처벌하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적혀 있었다.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윤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동료들은 윤씨가 단속을 앞두고 다른 일을 구해 보겠다고 22일 업소를 나갔다가 29일 오후 1시경 술을 사가지고 방으로 들어가며 “3일 정도 잘테니 깨우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