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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먹기게임 출연 성우 장정진씨 녹화중 질식 의식불명

입력 | 2004-09-14 18:38:00


KBS의 오락프로그램에 나와 과격한 게임을 하던 출연자가 떡이 목에 걸리는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13일 오후 7시경 KBS2 TV 오락프로그램 ‘일요일은 101%’의 ‘골목의 제왕’ 코너 녹화 도중 성우 장정진씨(51·사진)가 게임을 하다 송편이 기도에 걸려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

장씨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기도폐색에 의한 저산소성 뇌경색 증세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출연자들에게 가학적인 행위를 강요하는 방송국의 ‘안전불감증’이 또다시 비난을 받고 있다.

장씨가 참여한 프로그램 ‘골목의 제왕’은 인기인들이 고향 대표로 출전해 고향진흥기금을 놓고 추억의 놀이를 하는 코너. 이 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진행자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10번 외치는 동안 참가자가 도시락의 떡을 모두 입에 넣어야 하는 게임으로, 시청자들은 이 게임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장씨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KBS 홈페이지뿐 아니라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방송사와 프로그램 PD 등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했다.

이에 대해 KBS는 14일 오후 “문제의 게임이 있는 ‘골목의 제왕’ 코너를 폐지하고 프로그램 내에 음식을 먹는 코너를 모두 없애겠다”며 “앞으로는 출연진의 안전을 위해 게임 프로그램에는 의료진을 상시 대기시키겠다”고 밝혔다.

1977년 KBS 성우15기로 입사한 장씨는 만화영화 ‘달려라 하니’에서 홍두깨 선생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유명하며 이외에도 각종 인기가요 프로그램, 영화, 만화 등에서 개성 있는 목소리로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이에 앞서 1999년 탤런트 김성찬씨가 KBS2 TV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을 위해 태국과 라오스 접경지역에 체류하던 중 풍토병인 뇌성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하는 등 방송국 프로그램 제작 중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