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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삶]재외동포재단 홍진향 과장

입력 | 2004-09-14 18:15:00

재외동포재단 교류사업 담당 홍진향 과장은 자신이 맺어준 입양 가족으로부터 받은 편지와 사진이야말로 ‘새 힘을 주는 원천’이라고 말한다. -권주훈기자


“입양인들이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한국을 찾고, 좋은 감정을 갖고 돌아갈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친구들이 적지 않거든요.”

재외동포재단 교류사업부에서 해외 입양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홍진향(洪珍香·34) 과장.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입양인대회에 참석차 한국을 찾아온 입양인들 중에는 그를 ‘지니 홍’, ‘지니 언니’라고 부르며 따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두가 그동안 그의 도움을 받거나 고민상담을 했던 이들이다. 그는 한국에 대해 궁금해 하거나 친부모를 찾는 세계 각지의 입양인과 일일이 메일을 교환하고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과 연결해 주는가 하면 영어를 읽지 못하는 한국의 아버지를 위해 입양인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기도 한다. 이들이 방한할 때는 통역이나 공항 마중을 하기도 한다.

“한국을 찾는 입양인은 감정적으로 민감한 상태입니다. 아웃사이더라고 느끼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다보면 서로 마음을 여는 친구가 되죠.”

그는 1997년 캐나다로 입양된 한 친구의 친부모 찾기를 도와주면서 입양인과 인연을 맺었다.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렵게 친모를 찾았지만 끝내 그 어머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친구를 보며 “부모를 찾는 게 끝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절감하기도 했다.

그는 “부모를 만난 뒤에도 서로의 문화 차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반가운 마음에 ‘밥 많이 먹어라’고 권한다거나 한 이불에서 자자는 한국 가족들 때문에 유럽, 미국의 입양인들이 본의 아니게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대학에서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됐어도 행복했겠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후회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처음에 냉담한 표정으로 한국을 찾았던 입양인 친구가 나중에 돌아갈 때 공항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제 우리나라 같다는 느낌이 든다. 또 오겠다’고 할 때가 잊혀지지 않아요. 이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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