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균관대 의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 전원이 국제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성균관대에 따르면 2005학년도 성균관대 의대 수시 1학기 합격자 6명 중 5명은 과학고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며, 나머지 1명은 민족사관고 재학생으로 모두 국제 물리 및 화학 올림피아드에서 금, 은상을 수상한 과학 영재들이다.
성균관대 의대는 2002년부터 수시 1학기에 국내외 수학, 과학 경시대회 입상자로 지원 자격을 한정해 매년 6명의 학생을 뽑아왔다.
경쟁률은 2002년 2.17 대 1, 2003년 4.67 대 1, 2004년 7.33 대 1에서 올해 10.17 대 1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
성균관대 입학처 관계자는 “기초과학 지식과 의학을 겸비한 생명 과학자를 배출하기 위해 의대 정원 40명 중 6명을 이공계 영재들로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지원자도 의대 선호 현상에 편승했다기보다는 의학과 기초과학을 접목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입상자로 이번 수시모집에 합격한 한 학생은 “의대에 진학한다고 흉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의대에 들어간 학생 모두가 의사의 길을 걷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의학을 공부한 뒤 생명과학과 접목시켜 배아복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과학 영재들의 의대 진학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물리학회 황정남(黃正男) 회장은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기초과학에 달려있는데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가 아닌 의과대학에 가는 현상이 안타깝다”며 “의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우선 이공계 대학에 진학해 기초를 튼튼히 한 다음 대학원에 가서 본격적으로 의학과 접목시켜 공부를 하면 결과가 훨씬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