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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얼음골’ 밀양 왜 이리 덥지?

입력 | 2004-08-02 22:03:00


‘얼음골이 있다던데 웬 찜통더위?’

무더위에도 고드름이 열리는 얼음골(천연기념물 224호·산내면 남명리)이 있고 계곡도 많은 경남 밀양시가 올해는 낮 최고기온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밀양의 낮 최고기온은 지난달 21일 36.7도, 22일 37.2도, 23일 38.0도를 기록하며 연일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 같은 기온은 비교적 더운 지역인 서부경남의 진주와 산청 합천은 물론 대구에 비해서도 0.6∼1.3도 높은 것이었다.

중복이던 30일 오후 2시 26분에는 38.5도를 나타내면서 그동안의 밀양지역 최고기록인 1983년 8월 5일의 38.1도 보다 0.4도 높았다.

대구기상대에 근무하다 지난달 1일 밀양관측소로 옮긴 조철형씨(37)는 “대구의 더위도 보통이 아니지만 밀양은 훨씬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대는 밀양의 이상 고온 이유를 지리적인 특성과 도시화, 관측소 주변의 환경악화 등에서 찾고 있다.

분지인 밀양이 진주, 합천, 산청 등과 함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지나가는 통로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

또 천황산 재약산 화악산 종남산 등 밀양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해발 600∼1100m의 산들로 인해 더운 공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뿐 아니라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산맥을 통과하면서 온도가 높아지는 푄현상도 온도상승을 부채질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밀양의 도시화로 녹지면적이 줄어들고 아스팔트 도로와 아파트 등 주택이 증가했으며 2만여동에 이르는 비닐하우스도 기온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밀양관측소 조군석 소장은 “올해 초 관측소 온도센서와 10m 떨어진 곳에 왕복 4차로의 아스팔트 도로가 개설되면서 복사열이 발생하고, 관측소 주변에 대형 건물이 잇달아 들어서는 등 관측 환경이 악화된 것도 밀양의 수은주를 끌어올리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