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심으로 변한 부천에 반딧불이가 살 수 있도록 도시환경을 깨끗이 가꿔보겠습니다.”
경기 부천시 중동 중흥고교의 학생 동아리 ‘하늘 사랑’의 야심 찬 포부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이 동아리는 회원이 13명에 불과하지만 학부모를 지도교사로 삼아 왕성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일요일 학부모와 함께 중앙공원, 원미산, 성주산 등 부천시내에서 청소를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
주로 약수터와 등산로, 공원을 찾아 버려진 휴지와 재활용품을 쓰레기봉투에 담는다. 일상적인 작업이긴 하지만 학생들은 지루해하지 않고 한번에 5시간 이상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류현수군(17·2년)은 “엄격한 자격심사를 거친 뒤 이 동아리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회원이 되면 자부심도 크고 봉사활동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끔 인천 장봉도나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로 ‘원정 청소’를 떠나기도 한다.
6월 현충일을 앞두고는 동작동 국립현충원과 부천시 레포츠공원 내 현충탑에서 호국영령에게 참배를 하고 묘역 청소와 헌화를 했다.
5월엔 1박2일 동안 인천 앞바다에 있는 장봉도에서 갯벌 대청소를 폈다. 갯벌에 묻혀 있던 병과 캔, 비닐 등의 쓰레기를 2t가량 수거해 왔다.
이들은 8월 중순에도 장봉도 청소에 나서기로 했다. 섬에서의 봉사활동은 부모와의 단합시간이기도 하다. 청소를 한 뒤 가족, 부자, 모자, 개인 등 여러 팀으로 나눠 족구 등 시합을 벌인다. 이어 캠프파이어가 진행되는 동안 별빛 아래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진다.
이 동아리 창립을 주도했던 강도연양(19·여·K대 1년)의 아버지 신철씨(46)는 “이런 봉사활동에 단련이 된 탓인지 딸아이는 수년 째 병석에 누워 있는 할머니 간병도 잘 한다”고 흐뭇해했다.
역시 창립 멤버로 이젠 대학생인 된 박은수군(19·K대 의대1년)은 이러한 봉사활동 덕에 ‘21세기를 이끄는 우수인재상’이라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부모들도 한달에 한번씩 만나 봉사활동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부모들은 회비를 거둬 청소작업에 나서는 학생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