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4'를 보는 또 다른 재미...
유럽축구선수권 대회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최고의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 속으로 들어가보자.
▲ 게임메이커 (Game Maker)
게임의 흐름을 읽어 내고 중원을 통하여 공,수 양면을 적절하게 조율하여, 팀에게 승리를 안기는 필드의 지휘자 게임메이커. 플레이메이커 라고도 불리는 이 포지션은 축구에 있어서 중심 축이 되는 핵심 포지션이다.
게임을 만들어 가는 선수.즉 게임을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바꿀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만이 게임메이커 혹은 중원사령관이란 별칭의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각팀에서도 최고의 선수들 만으로 구성된 게임메이커 자리의 최정상을'유로 2004'에서 가린다.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의 대결의 종지부를 찍는 이번 대회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것인가?
필드의 사령관. 그 그라운드의 천재들을 들여다 본다.
플라티니를 능가하는 최고의 중원 지휘자...지네디 지단.
프랑스가 브라질과 1,2위를 다투며 세계축구의 최강으로 군림 한지는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자국에서 열렸던 98 프랑스 월드컵의 우승을 계기로 정상의 길을 걷기 시작했음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때,그 정상의 길을 걷도록 프랑스를 지휘한 선수가 지네디 지단 이다. 현란한 드리블과,예술같은 패스,그리고 게임을 조율하는 능력은 역대 프랑스의 어떤 선수 보다도, 뛰어났으며,'아트사커'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미셸 플라티니도 지단을 자신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아마 현역시절 마지막 메이져 대회가 될 이번 '유로 2004'에서 그는 다시한번 최고인 자신을 확인시키고 우승 트로피와 함께 은퇴 하길 희망 할 것이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 !! 최고를 노린다...루이스 피구,데이비드 베컴
세계 4대 미드필더라 불리며 지네디 지단,후안 베론과 함께 이름을 올렸던 루이스 피구와 데이비드 베컴. 하지만 이 두선수는 이웃나라 프랑스의 지단에게 항상 조금씩 밀려왔다. 메이져 대회의 우승을 이끌지 못했단 점이,언제나 그들의 순위를 매기는 잣대가 되었는데, 이 부분에서 피구와 베컴은 자신의 실력과는 억울한 판정을 받아야만 했다.
환상적인 프리킥의 마술사인 베컴과 질풍같은 드리블의 피구.
지단을 넘어 최고로 이름을 남기려면 이번 '유로 2004'에서 자신의 조국을 우승에 올려 놓아야 한다. 과연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이 우승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그 열쇠는 데이비드 베컴과 루이스 피구가 쥐고 있다.
명가재건은 나에게로 부터 시작된다...프란체스코 토티
최근 전통의 강호이자 영원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는 메이져 대회의 손맛(?)을 최근 10년간 보지 못 하고 있다. 지난 98 프랑스 월드컵도 그랬고,유로 2000도 아쉬움을 곱 씹어야 했다.
더군다나 우승 최정예 멤버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에 연장혈투 끝에 1-2로 역전패 당하며 8강 탈락의 고배를 들어야 했다. 무너진 아주리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높이든 명가제건의 기치아래 토티가 서있다. 전통적으로 걸출한 게임매이커의 없던 이탈리아에게 90년대 후반 나타난 토티는 희망이요 부활의 신호탄 이였다.
강한 자존심 만큼이나 정렬적이고 과감한 플레이 스타일은 카테나치오(빗장수비)의 이탈리아를 가장 공격적이고 과감한 팀으로 변신 시키기에 손색이 없었다. 다혈질 적인 자신의 콘트롤만 추가 된다면 가장 무서운 게임메이커가 될 프란체스코 토티. 과연 조국 이탈리아를 유로 2004 우승국에 올려놓을지 주목된다.
▲ 윙미드필더 앤 풀백 (Wing Midfielder & Fullback)
사이드 라인을 따라 현란하고 폭발적인 개인기와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를 유린하고, 문전을 향해 질풍처럼 대쉬하는 윙과 윙백들의 플레이는 축구의 역동적이고,환상적인 카타르시스를 가장 잘 느끼게 한다. "좋은 날개가 없는 팀은 결코 높이 날수 없다'는 전 독일팀 감독인 베케바워의 말처럼 과거에나 지금에나 윙과 윙백 플레이어들의 중요성은 재론 할 필요조차 없다.
유럽의 황금세대에 태어난 수많은 날개들이 저마다 더 높이 날기위한 경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의 날개를 결정하는 유로 2004의 마지막 대결. 과연 누가 황금날개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황금날개... 그 치열한 경쟁을 경험해 본다.
제 2의'플라잉 터치맨'을 꿈꾼다...앤디 반 더 메이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불리우며 사이드를 휘젓고 다니던 "플라잉 더치맨" 오베르마스. 세월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젠덴. 네덜란드의 전통적으로 강한 포지션 이였던 윙미드필더는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이 둘의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아 고심 했었다. 하지만 앤디 반 더 메이데가 점점 성장 하더니,어느새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오른쪽 윙 플레이어지만,왼쪽,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넘나들며,위치변화에 따른 아주 적당한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는 마치 두 선수가 다른 포메이션에서 뛰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오른쪽 윙 자리를 위해 태어난 선수'라는 인터밀란의 쿠페르 감독의 말이 새삼스러워 진다.
새로운 세계정복에 나선 바이킹의 후예...프레드릭 융베르이
화려한 헤어 스타일,뛰어난 패션 감각 그리고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 융베르이는 그라운드에서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 만큼이나 사생활과 행동도 개성이 강하다.왼쪽 윙플레이어지만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자유롭게 넘나들며 과감한 공격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절정기 였다는 01/02 시즌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다시 살아나고 있는 바이킹의 후예 융베르이에게 슬럼프 극복은 시간 문제처럼 느껴진다. 03/04 시즌 아스날의 무패신화에 누구못지 않은 공적을 올렸던 융베르이. 이제 조국의 스웨덴의 새로운 도전에 선봉장이 되어 다시 한번 세계를 호령 할 준비를 하고있다.
세계 최고의 오른쪽 풀백의 주인이 여기 있다...카를레스 푸욜 살가도,게리네빌,파누치,샤네티,튀랑 그리고 브라질의 카푸까지...오른쪽 윙빽은 그야말로 쟁쟁한 스타들이 포진한 포지션이다. 뛰어난 체력과 빠른 공수전환,정확한 크로싱에 스피드 게다가 대인마크 능력까지... 그야말로 만능플레이를 요구하는 자린인 풀백에 카를레스 푸욜이 최고를 선언했다. FC 바로셀로나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 부동의 오른쪽 풀백을 봤었던 푸욜.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상대편을 위협하며,과감한 오버래핑에 이은 정확하고 예리한 크로싱이 최대 강점인 푸욜이 월드클래스의 선수로 거듭날지 유로 2004에서 심판되어 질 것이다.
은퇴전 마지막 우승컵을 꿈꾼다...로버트 피레스
98프랑스 월드컵.그의 이름은 후반 이후 교체 선수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막강 멤버를 자랑하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그의 이름을 올리기란 쉽지 않았다. 유로 2000에서 트레제게의 결승골을 어시스트 하면서 이름을 알리게된 그는, 00/01, 01/02 두 시즌에 걸쳐 놀라운 발전 속도를 이루며 프랑스의 또 다른 한 축이 되었다. '지단을 대체할 유일한 대안'이라는 앙리의 말이 그의 실력과 영향력을 짐작케 해준다. 지단에 그늘에 가렸지만 비로소 지단 못지 않는 중심으로 성장한 피레스. 지단과 함께 마지막 우승 신화를 이룰지 주목된다.
오른쪽 최고의 황금날개...스티븐 제라드,파벨 네드베드
명가재건을 위해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으로 부터 오른쪽 날개를 명령받은 스티븐 제라드, 28년만의 우승을 위해 전진하는 '붉은혁명' 체코군단의 오른쪽 날개 파웰 네드베드. 둘 모두 유럽 최고의 오른쪽 윙플레이어의 자리에 손색이 없는 선수들이다. 저돌적이고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환상적인 드리블과 한 타이밍 빠르게 올리는 정확한 크로싱은 상대 수비들로 하여금 예측을 불허하게 한다. 윙 플레이어임에도 불구하고,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활발하고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펼쳐 팀에게 활력소가 된다는 점도 비슷하다.
각각 뚜렷한 목적에 의한 특명을 부여받은 제라드와 네드베드.
그들의 날개가 완벽하게 펴질때 잉글랜드와 체코의 꿈도 무르익어 갈 것이다.
손병하 동아닷컴 스포츠리포터 acelion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