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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군정종식 D-30]새 총리 지명된 알라위박사

입력 | 2004-05-30 19:02:00

이라크 과도정부 총리로 추대된 이야드 알라위.-동아일보 자료사진


1978년 영국 런던.

신경외과 의사인 이야드 알라위 박사의 침실에 도끼를 든 괴한들이 침입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보낸 비밀경찰이었다. 괴한들은 박사의 머리 다리 가슴을 도끼로 내리친 뒤 그가 숨졌다고 판단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는 1년간의 치료 끝에 기사회생했고, 그 뒤 후세인 정권 전복에 뛰어들었다.

알라위 박사가 28일 이라크 과도정부 총리로 지명되자 언론들은 “망명객이 승리자가 돼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후세인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1960년대 의과대 학생 시절 후세인을 처음 만나 곧바로 후세인이 주도하던 바트당에 입당했다.

1970년대 후세인에게 등을 돌리고 망명길에 올랐고 중동지역에 흩어져 있던 망명자들을 규합해 반(反) 후세인 네트워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이라크 군 장교들과 내통해 군사 쿠데타를 도모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정보기관 MI-6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쿠데타는 1994년 실패로 돌아갔고 가담자 대부분이 처형됐다. 최근까지도 알라위 박사는 CIA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알라위는 시아파 지도자 집안 출신이면서 수니파와 우호 관계를 갖고 있어 종파간 갈등을 조율해야 할 총리감으로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언론들은 그에 대해 “친미파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라크인의 지지를 받으려면 미국의 영향력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이라크인은 “자신을 CIA에 팔아먹은 사람” “CIA의 꼭두각시”라며 그를 비난한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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