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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조계사에 '전두환 연등' 사라졌다

입력 | 2004-05-26 00:47:00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가면 한국 정치권의 부침이 보인다.

조계사에서 의전용으로 대웅전 처마에 거는 연등의 순서는 곧 당대 권력 판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조계사는 현직 전직 대통령-각 당 대표-장관의 순서로 연등을 다는데, 해마다 등을 다는 순서가 바뀌고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올해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선두로 해 신기남(辛基南) 열린우리당 의장,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 권영길(權永吉) 민주노동당 대표, 한화갑(韓和甲) 새천년민주당 대표 순으로 연등이 달렸다.

지난해에는 노 대통령과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최고위원,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민노당 권 대표 순으로 등을 달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4·15총선으로 제3당으로 떠오른 민노당의 약진, 민주당과 자민련의 세력 약화를 읽을 수 있다. 조계사측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매년 50만원이 넘는 등 값을 보내왔으나 올해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최근 비자금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전직 대통령은 등 값을 보내오는 경우에 한해 등을 달기 때문에 올해는 전 전 대통령의 등이 걸리지 못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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