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공항들은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승객이 급감해 울상이다. 급기야 문을 닫는 공항까지 생겨났다. 이런 와중에 3개의 지방공항이 새로 준공될 예정이다. 지방공항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폐쇄 1호 예천공항=1989년 공군비행장을 활용해 개항한 경북 예천공항은 15일 마지막 노선을 유지하던 아시아나항공이 철수해 개항 15년 만에 문을 닫았다.
건설교통부가 승객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386억원을 들여 2002년 예천군 유천면에 준공한 공항청사는 쓸모없는 건물로 전락했다. 공항이 폐쇄될 경우 국내 공항은 16곳에서 15곳으로 준다.
주민들은 경비행기 취항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건교부 항공정책과 조효상(趙孝相) 사무관은 “경비행기는 사업자가 거의 없어 현실화되기 어렵다”며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청사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실의 뿌리는 정치적 계산=한때 탑승률이 70%를 넘었던 예천공항이 곤두박질친 주요 원인은 2001년 개통된 중앙고속도로 때문. 경북 북부지방의 관문으로 불린 예천공항은 중앙고속도로 개통으로 예천·안동∼서울이 자동차로 2시간 거리로 단축되자 항공수요가 급감했다.
예천공항의 승객수요 판단을 흐리게 만든 것은 정치적 논리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1999년 안동을 방문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경북 북부는 역대 정권으로부터 소외받아 낙후됐다”며 예천공항 확장 등을 약속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예천공항 확장공사 계획이 세워졌더라도 육상 교통정책을 엄밀히 비교해 사업을 재검토했더라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수천억원을 들여 경북 울진, 전남 무안, 전북 김제공항이 2005∼2006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건교부는 이들 공항도 항공수요가 적을 것으로 보고 준공을 늦추거나 규모를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 기미가 없다=지난해 전국 공항의 국내선 승객은 4332만4000명으로 2002년(4310만9000명)보다 0.5% 늘었다. 승객이 늘어난 공항은 인천 제주 청주 울산 원주공항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줄었다.
국내선 승객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다. 97년 5200만명이던 것이 99년엔 4300만명, 2001년엔 4400만명으로 줄었다. 서울노선을 하루 1편 운항 중인 목포공항은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탑승률이 개통 전의 54%에서 현재 40%로 떨어졌다. 지난해 목포공항의 적자는 30억원에 이른다.
강원 원주, 양양공항 등은 항공사의 적자 부분을 지자체가 상당부분 지원해 겨우 유지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사기업인 항공사에 세금이랄 수 있는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국내선 공항별 이용승객구분 2002년 2003년 증감인천 37만1510 40만3184 8.5김포1708만21951683만 966 -1.5김해 736만2502 715만6217 -2.9제주 962만14801050만5743 9.1대구 214만1361 210만5062 -1.7광주 208만3343 203만9796 -2.1
청주 59만2558 68만6671 15.8양양 21만1430 18만 718-14.6여수 54만4044 51만 530 -6.2울산 138만3733 139만5326 0.8목포 17만4281 11만7661-32.5사천 54만4860 51만8115 -5.0포항 70만4467 64만5494 -8.4예천 3만2379 1만9043-41.2군산 15만2254 15만 635 -1.1원주 2만9621 5만8355 97.0합계4310만87864332만3516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