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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J “사우디 대폭 감산땐 원유 배럴당 100달러”

입력 | 2004-05-07 18:54:00



원유가격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정 불안이 향후 원유시장의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테러 등으로 인해 현재 하루 약 800만배럴을 생산하는 사우디가 250만배럴 정도로 감산하면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6일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39.4달러이다.
▽자신만만 중동, 그러나=4월 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세계적인 공급 부족현상이 일어나더라도 한국과 일본에는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WTI가 14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39.59달러로 치솟은 5일에도 사우디 정부는 “넘치는 세계 수요에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도 최근 들어 하루 약 18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면서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중동지역 정세 때문에 원유공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는 최근 포로 학대 사건으로 인해 정정이 불안해지고 있으며, 사우디 얀부의 석유화학 시설에서는 1일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높아지는 우려의 목소리=이 때문에 대부분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배럴당 40달러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유가분석기관인 피맷 USA의 존 킬더프는 “조만간 유가는 배럴당 41∼43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7일 “1976년 이후 더 이상 대형 유전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원유 생산은 최근 한계에 도달했다”며 “원유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가 적응해 나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로드리고 라토 신임총재도 5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유가문제를 우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1년간 배럴당 5달러 상승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감소한다”며 “14년 동안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유가가 세계경제 회복의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민간항공국은 7일 홍콩을 경유하는 70개 항공사들에 다음주부터 수화물 추가요금을 장거리의 경우 kg당 1.60홍콩달러(약 240원), 근거리는 0.80홍콩달러(약 120원)로 30%씩 올리겠다고 통지하는 등 고유가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