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AFP,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은 15일 한국의 4·15총선을 주요기사로 일제히 타전했다. 외신은 총선 결과 주요 정당들의 공약에 따라 이라크 파병과 대북한 정책 등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4·15총선이 지난달 탄핵소추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장래를 좌우하고 국회 구성을 좀 더 진보적으로 바꾸며 이라크전쟁과 대북정책을 놓고 미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통신은 특히 이번 총선은 직무가 정지된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로 간주돼 열린우리당이 승리할 경우 대통령의 입지가 강화되는 동시에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진보적인 의원들이 국회를 지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우려하는 정당이 국회에서 세를 늘려 총선 이후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예민한 현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총선이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세대와 안정을 희구하는 노년 세대 사이의 대결로 전개됐다고 분석했다. 또 노 대통령 탄핵소추가 북한 핵문제, 고실업, 이라크 파병안 등을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북한 공산정권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관점에서 총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1960년 이후 처음으로 개혁성향 의원들이 국회에서 다수의석을 차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투표율이 높을수록 열린우리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도통신은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받은 상태에서 치러지는 총선은 한국 헌정 사상 처음이라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초점은 탄핵의 시비”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노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총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이 승리하면 헌재가 탄핵을 부결해 대통령이 복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퇴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탄핵소추에 대한 반발심리 덕택에 초반에는 열린우리당이 우세를 보였으나 한나라당이 종반 추격함에 따라 결과는 예측불허라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선거의 쟁점 가운데 하나는 뿌리 깊은 지역 구도가 얼마나 극복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표 취임 후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지지세를 회복해 열린우리당이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오전 한국 총선 투표가 시작된 소식을 전하며 이번 총선 결과가 한일 관계나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