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봉급생활자들이 연말정산을 할 때 의료비나 교육비 등 특별공제 관련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아도 소득이나 가족 수에 따라 평균적으로 산정한 공제 기준에 따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소득 개산(槪算)공제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소득세법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종규(李鍾奎) 재경부 세제실장은 “지출 규모에 따라 특별공제액을 결정하는 현행 제도가 허위공제 여부를 가리는 데 막대한 행정력과 비용을 들게 하는 데다 납세자들도 일일이 영수증을 챙겨야 하는 등 번거롭다는 지적이 많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재경부는 전국 근로자 가구를 소득 수준과 가족 수별로 분류해 평균 특별공제액을 산출한 다음 그 평균에 맞춰 공제규모를 자동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의료비나 신용카드 사용액, 교육비 등을 소득수준별 평균보다 적게 사용하는 근로자 가구는 현재보다 공제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행 공제제도가 더 유리한 근로자 가구도 있는 만큼 개산공제제도를 선택형으로 운영해 근로자들이 유리한 방식으로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재경부는 소비자가 홈쇼핑과 통신판매업체를 통해 물품을 산 후 계좌이체를 통해 대금을 지불한 것도 현금영수증 거래로 인정해 소득공제 혜택을 줄 방침이다.
이 실장은 “이들 업체에 계좌이체를 통해 물건 값을 내면 거래 기록이 남아 세원(稅源)을 노출시킬 수 있는 만큼 현금영수증 거래와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내년부터 홈쇼핑이나 통신판매업체에서 5000원 이상의 물품을 구입한 뒤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하면 연간 소득의 10%를 넘는 사용액에 대해 20%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재경부는 통신판매와 홈쇼핑업체의 계좌이체 거래 결과는 국세청 전산망이 주민등록번호 확인을 통해 개인별 사용 명세를 집계한 뒤 국세청 홈페이지에 등록해 연말 소득공제 때 해당자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