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명 관객 달성으로 한국 영화사에 신기원을 이룬 ‘실미도’. 숫자를 통해 이 영화에 얽힌 에피소드와 화제를 짚어본다.
공식적으로는 설경구 안성기가 주연 배우. 하지만 다른 작품과 달리 모든 배우가 주연 혹은 ‘주연 배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토털시스템으로 진행됐다.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흥행에 따라 수입을 나누는 ‘러닝 개런티’ 계약을 한 배우는 없다.
철저한 남성 위주의 영화여서 대사가 있는 여배우는 단 3명에 불과하다. 또 유명 연예인과 가족 관계인 무명배우 3명이 출연했다. 전도연의 사촌동생 김기성과 조혜련의 동생 조지환, 엄정화의 동생 엄태웅. 684부대의 훈련기간은 3년. 인천시는 13일 3억원을 들여 연말까지 무의도와 실미도를 잇는 길이 480m의 징검다리를 놓는다고 발표했다.
촬영기간 7개월. 최종 낙점된 시나리오 작가 김희재씨는 7번째 작가. 국방부는 16일 충북 옥천군에서 한꺼번에 행방불명된 청년 7명이 684부대에 입대했다고 밝혔다.
훈련병의 수는 31명. ‘실미도’의 포스터에도 배우 31명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영화는 개봉 31일 만에 관객 700만명을 돌파했다. 진상을 둘러싼 논란 끝에 국방부는 6일 ‘실미도 사건 관련 부대’의 정식 명칭은 공군 2325전대 209파견대이며, 최초 31명을 모집해 7명은 교육 기간에, 20명은 난동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생존자 4명은 군사재판에 회부돼 사형됐다.
국내 영화사상 최단 기간인 개봉 39일 만에 ‘친구’(818만명)의 기록을 넘어섰다.
미니멈 개런티 300만달러(약 34억8000만원)에 수익이 발생했을 때 절반씩 나누는 조건으로 일본으로 수출됐다. 한국 영화 수출 사상 최고액. 촬영을 위해 전국 300여개 섬을 헌팅했으나 결국 실미도에서 촬영했다.
입장권 가격을 7000원으로 봤을 때 700억원의 매출이 추산된다. 순수제작비 82억원과 마케팅 비용을 뺀 흥행 수입은 200억원 선. 이 중 시네마서비스에 약 60%, 나머지는 공동 제작자들의 몫이다.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 최초로 1000만명 관객 돌파. 2003년 국내 영화 총 관람객 수는 1억1000만명으로 추산됐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강우석 감독(오른쪽에서 네번째)과 안성기(오른쪽 세번째) 등 국내에서는 최초로 단일 영화 1000만명 관객 시대를 연 ‘실미도’의 주역들이 뭉쳤다. -변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