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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석]FA 이정표.

입력 | 2003-11-27 14:32:00


25일 FA 최대어였던 정수근이 프로야구 FA사상 도입 4년째를 맞아 최장기간에 최대금액인 6년간 최대 40억6천만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정수근의 FA계약은 지난 2001년 4년간 27억여원으로 FA 최고 몸값을 받은 양준혁을 훌쩍 뛰어 넘는 것에다 양준혁, 홍현우등 FA를 통틀어 4년 계약이 전부였으나 6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한 것도 정수근이 최초이다.

그러나 이번 정수근의 40억 FA계약을 두고 일부에선 말들이 많다.

제2의 IMF라는 지금의 국가경제사정과 매년 수십억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구단들의 재정을 감안한다면 도저히 성사될수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정수근을 잡기위해 일부 재정적으로 여유있는 구단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몸값 폭등을 부추긴 결과, 결국 40억 FA계약을 낳았고 지나친 FA 선수들에 대한 몸값 거품이 일었다는 것이다.

물론 구단의 재정사항과 국가경제등을 보면 40억 FA계약이 너무 했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정수근은 말그대로 FA(Free agent) 자유계약 선수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을 상대로 어떤 구단이나 어떤 금액이나 어떤 액수에든 계약할 수 있는 선수이다.

정수근의 FA계약건은 선수 본인이 그동안의 성적과 잠재력등을 고려 자신에 걸맞는 몸값을 제시하고, 구단들 즉 시장은 선수를 평가 그에 합당한 몸값을 책정해 시장경제원리에 맞게 협상한 결과로 나온 것이다.

정수근은 올해 26살로 내년이면 27살이다.

이번 FA선수들 13명중(이승엽 제외) 유일한 20대로 FA계약 6년을 끝낸다해도 33살이다. 현대의 조규제가 36살에 나이에도 FA 시장에 나온 것을 감안하면 34살이 되는 2009년 다시 한번 FA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젊고 기량도 있다.

정수근은 지난 2000년 올림픽에서 드림팀 일원으로 금메달을 따내 병역이 면제되었고 이승엽처럼 고교졸업이후 지난 95년 바로 프로에 뛰어 들어 대학을 졸업하고 군을 마친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다. 그만큼 젊어 계약기간 6년동안은 전성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몸값부분에 있어서는 일례로 올 시즌 신인 최대어였던 LG 박경수는 계약금으로 4억3000만원을 받았다. 프로에서 검증 받지 않은 고교선수가 계약금으로 4억대의 계약금을 받은 것과 프로에서 9년동안 통산1060경기를 뛰며 4년 연속(1998∼2001년) 도루왕을 차지하는등 확실한 검증을 받은 정수근의 FA계약금 12억여원의 값어치를 따지면 어떤게 나을까?

또한 플러스,마이너스 옵션등을 제외한 순수 연봉부분에서는 6년간 19억이다. 1년 연봉으로 따지면 3억원선이다.올시즌 연봉이 1억8천만으로 2억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활약여부를 따지면 3억원의 연봉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FA선수를 영입한 구단의 이익 여부이다. 구단은 전력의 보강을 위해 거액을 들여 FA로 영입하는 것이고 영입된 선수는 최소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거나 팀의 성적향상에 조금이나마 기여해야 한다.

롯데는 지난 96년 톱타자를 맞고 있던 전준호를 현대에 트레이드했다. 그리고 이후 몇년간 톱타자의 부재에 시달리며 2001년부

터 3년간 최하위에 머무는데 주요 원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정수근은 최소한 현대로 이적한 전준호의 공백을 충분히 채우며 롯데의 성적을 향상시킬수 있으리라 본다.

6년 40억여원, 모두들 대박이라 말하지만 정수근의 실력과 잠재력을 따진다면 대박이라긴 보다 앞으로의 FA선수가 되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FA이정표를 제시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