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의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무역전쟁'을 경고하고 나섰다.
◆일본의 대응
일본 경제산업성은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에 대응해 에너지와 화학 등 적어도 5개 분야에서 연간 100억엔 규모의 보복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은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위법 판정을 받은 철강 세이프가드를 철폐하지않을 경우 관세인상의 구체적인 대상 품목과 인상폭을 확정해 이달 말 WTO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이 보복관세를 검토하는 분야는 석탄 등 에너지, 화학, 철강, 섬유, 전기기계 등 5개로 이미 구체적인 조정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성은 농산물과 주류에 대해서도 적용을 희망하고 있으나 소관 농림수산성과 재무성이 "소비자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당치 않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EU가 보복대상에 내년 미 대통령 선거를 겨냥해 중요 선거구와 관련이 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품목도 포함하고 있으나 일본은 국내시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수입이 대폭 줄더라도 다른 나라로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영국의 입장
영국의 패트리셔 휴이트 통상산업부 장관은 16일 미국 행정부가 수입철강의 세이프가드를 폐지하지 않을 경우 유럽의 보복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BBC 방송의 `폴리틱스 쇼' 프로에 출연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관세를 철폐했고 더 이상은 필요없다'고 선언해야 할 시간이 됐다"면서 "만약 내달 첫째주까지 철폐되지 않을 경우 유럽도 미국 철강에 수입관세를 부과해 양측이 무역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WTO는 지난주 미국의 수입관세가 위법이라고 판정했으며 이로써 유럽연합(EU)은 섬유와 오렌지, 담배, 철강 등을 포함한 미국산 수입제품에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게 됐다.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은 17일 버밍엄에서 열리는 영국 산업연합회 회의에 존 스노 미 재무장관과 함께 참석해 자유무역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브라운 관은 이날 미국과 EU의 단일시장 창설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운 장관은 관세와 무역장벽이 철폐된 미국과 EU간의 새로운 통상 협정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
한편 18일부터 나흘간 영국을 방문하는 부시 대통령은 미국 철강 관세에 대한 WTO의 위법판정과 관련해 측근들로부터 제출받은 정보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철강관세 폐지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