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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카자흐기업 아닌가요"…삼성-LG 현지화전략 성공

입력 | 2003-11-13 17:57:00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경제4단체 공동주최로 한국을 방문 중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분야에서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석유자원과 천연가스 개발 등에 경험과 기술이 풍부한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경련 현명관 부회장은 “지난 10여년간 양국간 교역규모가 1000만달러에서 2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며 “양국의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고려할 때 앞으로 경제교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LG그룹의 발 빠른 진출=카자흐스탄의 경제중심 도시인 알마티에 들어서면 길 양쪽에 ‘digitally yours LG’라고 쓰인 깃발이 나부끼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옆에는 삼성전화의 휴대전화 ’애니콜‘의 대형광고간판이 서있다. 이곳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애니콜이 부(富)의 상징으로 통한다. 카자흐스탄 국민의 월평균 급여는 150달러(약 18만원) 정도인데 애니콜은 20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알마티상공회의소 이반 대트시럭 부소장은 “특히 우리 국민은 LG전자를 한국 기업이 아닌 카자흐스탄의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단순히 한국에서 가전제품을 가져가 파는 것이 아니라 현지공장을 세우고 철저한 현지화전략으로 카자흐스탄 국민의 정서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 지금은 TV 세탁기 비디오 등을 연간 50만대 생산해 매출액이 1억달러나 된다.

삼성물산이 합작투자해 경영을 맡은 카작무스(구리제련사)도 대성공을 거둬 연매출액이 8억달러나 되며 6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보고 있다.

▽제2의 중동시장으로 부상=91년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요즘 넘쳐나는 오일달러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카스피해 주변에서 대규모 유전이 계속 발견되면서 원유매장량은 322억배럴로 세계 7위로 올라섰다.

아직 탐사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내륙지역과 카스피해의 깊은 광구까지 포함하면 1000억배럴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텍사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T) 등 미국과 영국의 대형 정유회사들이 앞 다퉈 몰려들고 있다.

원유생산량은 연간 15%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의 올 상반기 원유수출액은 33억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8% 늘어났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화학 원소주기율표에 나오는 광물은 모두 묻혀 있다’는 말이 있다. 특히 우라늄은 전 세계 매장량의 35%를 차지할 정도다.

이처럼 방대한 천연자원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석원 주카자흐스탄 대사는 “인구는 약 1500만명에 불과하나 독립국가연합(CIS) 가운데 러시아 다음으로 국민소득이 높아 생활필수품의 수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대규모 건설공사와 IT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이 분야에 진출하면 아주 유망하다”고 말했다.

알마티(카자흐스탄)=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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