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민간소비 위축으로 올해 동전 발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기와 주화 수요간 관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주화(동전)의 순(純)발행액 규모는 2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 1043억원의 28.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1∼6월)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이 ―0.7%(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8.4%)에 비해 크게 둔화되는 등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소액결제에 쓰이는 동전 발행액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 불황으로 사람들이 그동안 방치해 뒀던 동전을 찾아 다시 쓰는 것도 발행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한은 발권정책팀의 이범호(李範鎬) 과장은 “소액 화폐인 동전은 사용하지 않고 서랍이나 저금통 등에 넣어 두는 현상이 심하지만 올해처럼 경기불황이 길어지면 사람들의 씀씀이가 알뜰해지면서 동전의 재사용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민간소비가 1%포인트 증가하면 동전 발행 잔액은 0.457%포인트 늘어나며 소비자물가가 1% 상승하면 동전 발행 잔액은 0.547%포인트 증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말 현재 국민 1인당 동전 발행 잔량은 280개로 1985년 말의 4.7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