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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고속열차 타보니…"시속300Km…진동-소음 없어"

입력 | 2003-10-30 19:49:00


“너무 빠르다 보니 잠을 즐길 시간도 없네요.”

29일 고속철도 대전∼광명구간 시승식에 참가한 권모씨(31·여)는 이같이 말했다. 개통 6개월을 앞둔 고속철도는 ‘철도의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4분 은색 바탕에 파란색 띠로 디자인 된 유선형의 고속열차가 미끄러지듯 대전역에 진입했다. 객차 18량과 기관차 2량을 포함한 열차의 길이는 388m.

고속열차가 전용 철로로 들어서면서 객실에 설치된 모니터의 속도계는 급속도로 올라갔다. 10여분 만에 시속 300km를 넘어섰는데도 객실 안에서는 어떤 진동과 소음도 느껴지지 않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차량들은 마치 거북이 같았다.

열차의 편의시설은 국제선 여객기에 못지 않았다. 좌석과 좌석 사이의 넓은 공간, 회전식 의자마다 설치된 오디오 시스템, 객차 사이에 설치된 짐 보관소와 공중전화부스, 음식저장 설비와 스넥 및 음료 자동판매기, 휠체어보관소 등이 갖춰져 있었다.

화장실에는 거울과 세면대, 면도기용 전원, 손 건조기를 비롯해 칫솔 치약 등도 비치돼 있었다. 객실의 29∼32번 좌석에는 가족용 테이블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광명역에 11시29분에 도착했다. 대전역을 출발한 지 불과 35분만이다.

고속철도가 완전히 개통되면 서울과 대전은 40분, 서울과 부산은 2시간40분이 걸린다. 서울∼부산의 경우 새마을호 열차에 비해 1시간 반 가량 단축된다.

운임은 서울∼대전은 1만8800원, 서울∼부산은 4만5500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새마을호 열차에 비해 각각 1.47배, 1.35배 가량이다.

철도청 정용철 고속철도본부장은 “내년 4월 서울∼대전구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우리나라는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 이어 세계 5번째 고속철도 개통국가가 된다”면서 “고속철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21세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