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 수와 평가금액이 올해 크게 늘어났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10대 주요 그룹(현대그룹 제외) 회장이 보유한 계열회사의 주식 수는 8일 현재 1억884만주로 지난해 말보다 9% 증가했다.
또 전체 평가금액은 2조8223억원으로 최근 증시 활황세에 힘입어 작년 말보다 37% 늘어났다.
한화그룹 김승연(金昇淵) 회장은 보유주식 수가 지난해 말보다 50.3% 늘어나 그룹 총수 가운데 지분을 가장 많이 늘렸다. 김 회장은 지난달 말 ㈜한화 주식 291만9000주를 사들이면서 지분을 22.69%로 늘렸고, 평가금액도 871억원으로 225.8%나 많아졌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鄭夢九) 회장도 현대차 주식 70만주를 장외에서 매입해 계열사 전체 보유주식 수가 2841만여주로 늘어났다. 주가 상승으로 장부상 시세차익 역시 66.7% 늘어난 7690억원대로 집계됐다.
LG그룹 구본무(具本茂) 회장은 LG(옛 LGCI)와 LGEI의 합병 과정에서 보유주식 수가 27.9% 증가했다.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경우 지분 변동은 없었지만 평가금액이 1조3033억원으로 43% 늘었다.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주가가 각각 43%와 28% 오른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SK그룹 최태원(崔泰源) 회장은 주식 수와 보유금액이 각각 25.9%와 61.3%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이규성 증권거래소 홍보부장은 “외국인에 의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요 그룹 회장들이 경영권 안정 등의 목적으로 지분을 확대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10대 그룹 회장의 주식 보유 현황그룹회장보유주식(만주)증가율(%)보유금액(억원)증가율(%)삼성이건희524.5-13,03343.0LG구본무1,897.327.92,3964.1SK최태원640.8-25.9339-61.3현대차정몽구2,841.02.57,69066.7한진조양호761.8-1,12928.6롯데신격호37.2-8.21,804-1.2한화김승연1,918.150.3871225.8금호박성용114.6-266.8두산박용곤89.3-859.0동부김준기2,060.5-84934.89월 8일 현재. 증가율은 작년 말 대비. 현대중공업 및 현대그룹 제외. 순위는 자산총액순. 자료:증권거래소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