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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마야! 뭐야? …노래-연기 화려한 행보

입력 | 2003-08-17 17:31:00


《올해 데뷔한 연예인들 가운데 마야(24) 만큼 화려한 행보를 보이는 이도 드물다. 3월에 가수로 출발한 그는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진달래꽃’을 발표해 여성 로커로선 드물게 9만 장의 음반이 팔렸다. 8월 첫 주 시청률 1위(29.8%·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를 차지한 KBS2 주말드라마 ‘보디가드’에서는 경탁(차승원)의 말괄량이 여동생 경미 역으로 출연해 연기자로서도 호평 받고 있다. 마야는 자신의 가치관을 그대로 응축해 놓은 듯한 ‘보디가드’의 주제가 ‘쿨하게’도 직접 불렀다. “본업은 가수”라고 말하는 그의 원래 꿈은 연극배우. 그는 중학교 2년 때 연극반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연극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래서 대학(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서도 연기를 전공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연기자 마야’와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주제가 ‘쿨하게’의 가사에 맞춰 정리했다.》

○ 그렇게 살지 말라고 내게 말하지

그냥 내 뜻대로 살 순 없는 건지

경미는 툭하면 오빠와 ‘우당탕탕’ 싸우고 푼수처럼 ‘오버’할 때도 많고, 최근까지 백수였어요. 하지만 경미에게 무슨 충고를 하고 싶진 않고, 단지 “네 인생은 네 생각대로 살아라, 그게 맞으니까”라고 말하고 싶어요.

○ 눈치만 보며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고 말지 그렇겐 못 살지

현장에서 사람들이 차승원씨를 정상급 영화배우라고 어려워하는데 저는 처음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대했어요. 그래서 내가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둘이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나왔던 거죠. 내 대담함에 차승원씨가 놀랐던 것 같지만 대신 진짜 오누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보디가드’ 주제가를 부르기로 했을 때 반 농담으로 “역할 하나 달라”고 했더니 전기상 PD가 한번 보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가수니까 드라마 PD 앞에 주눅들 필요 없고 옆집 아저씨와 얘기한다는 기분으로 ‘운동도 좋아하고 연기도 배웠다’고 말했는데 캐스팅 됐어요.


○ 그래 나 원래 그렇고 그런 놈

너와는 달라 쿨하게 살고플 뿐

목소리도 허스키하고 생긴 모습도 연약해 보이지 않아서, 중·고교 연극반에서 활동할 때부터 심은하 같은 ‘아름다운’ 역할은 못해봤어요.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오빠를 죽이는 여동생 역을 했고, 고등학교 때 청소년 연극제에서 자기 세계에 갇힌 정신병자 역할로 상을 탄 적도 있어요. 물론 ‘오셀로’의 데스데모나처럼 순결하고 백합 같은 역할을 하고 싶지 않은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제가 그런 역을 맡으려면 좀 ‘파격적인’ 연출에, 연출자한테 빽이라도 써야할 것 같지만…(웃음) 제 이미지를 ‘중성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죠? 편안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게 역시 행복해요.

○ 그렇게 굽실대면서 살진 않겠어

난 한 번 아니라면 그건 아닌 거지

대중 앞에 섰을 때 기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노래할 때나 연기할 때나 저는 관객 한 명 한 명을 다 보면서 움직여요. ‘저기 둘째 줄 빨간 옷 입은 사람이 팔짱을 끼고 있네. 오늘은 당신의 관심을 나한테 집중시키고야 말겠어’ 하는 생각으로 꼭 저를 보게 만듭니다.

○ 없어도 있는 척 몰라도 아는 척

시커먼 세상 거짓말뿐인 사람들

제가 연기를 평가하는 기준은 자연스러움이에요. 어차피 이쁘게 꾸미려는 노력은 진작부터 포기했고 연기에 대한 의견을 구할 때도 “예쁘게 나왔냐”가 아니라 “자연스러워 보이냐”고 물어요. 경미는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만큼 편한 캐릭터예요. 제 원래 모습에 약간의 ‘오버’가 가미됐다고 보면 돼죠.

○ 쿨하게 가슴은 뜨겁게

어차피 내멋대로 사는 세상 쿨하게

‘쿨하게 산다’는 건 곧 ‘솔직하게 산다’는 뜻이에요. 긴 건 길다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면 손해 볼 때도 있지만, 역시 그게 최고에요.

○ 사는 게 모두 똑같다면

난 미련없이 버리고 떠날래

취미가 유도나 쿵후 같은 격투기라서 1년 정도 연예 활동을 한 다음 중국으로 가서 2∼3개월 정통 무술을 배워보고 싶어요. 그리고 인도 티베트 쿠바, 이런 곳들을 좋아하거든요. 여행을 다녀와 기행담도 써보고 싶고…. 아,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