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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영원한 청춘'…"난 평범하다…직원들이 위대"

입력 | 2003-08-15 17:41:00


◇영원한 청춘/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176쪽 1만원 거름

‘나는 배운 것도 적고 특별한 재능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경영을 잘 한다거나 인재를 잘 활용한다고 평가한다. 나는 스스로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한 가지 짚이는 점이 있다. 내 눈에는 모든 직원들이 나보다 위대한 사람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마쓰시타 고노스케(1894∼1989)의 말이다. 집안이 가난해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오사카에서 가게 심부름꾼으로 일을 시작했던 그는 맨손으로 세계적인 거대기업 마쓰시타전기산업과 마쓰시타전공을 일으켰다.

이 책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자서전이다. 어린 시절부터 최고의 경영자가 될 때까지 삶의 역정, 그의 독특한 경영철학을 담고 있다.

몸이 허약하고 많이 배우진 못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는 남달랐다. 자전거 가게에서 근무할 때다. 손님들이 그에게 담배 심부름을 자주 시켰다. 남들 같으면 성가셔 했겠지만 그는 싼 가격에 담배를 잔뜩 사 두었다가 손님 말이 떨어지자마자 담배를 건넸다. 적긴 하지만 돈도 벌고 칭찬도 들었다.

오사카에서 전차운행이 시작되자 그는 전기사업의 장래가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자전거 가게에서 ‘오사카 전등’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전기와 첫 인연을 맺었다. 마침내 1917년, 작은 임대주택에서 소켓을 만들어낸 것이 마쓰시타전기의 출발점이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이 회사의 창립일은 1932년 5월 5일이다. 그가 생산자의 사명을 처음 깨달은 날로 정했다. 그 사명이란 ‘세상의 가난을 몰아내는 것’이다.

이 책에는 경영자로서 그의 뛰어난 자질을 보여주는 일화도 많다. 1920년대 말 경제 공황이 닥쳤을 때 그는 직원을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오늘부터 생산을 반으로 줄인다. 그러나 직원은 한 명도 줄이지 않는다. 따라서 반일 근무를 실시한다. 그리고 월급은 전액 지급한다. 대신 종업원 모두 휴일을 반납하고 재고품 판매를 위해 노력한다. 지구전으로 끌고 가면서 상황을 관망하자. 반일분의 임금 손실은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큰 문제가 아니다.”

전략은 적중했고 회사는 나날이 번창했다. 늘 남 보다 한발 앞선 생각을 해온 그는 1965년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고, 1952년 필립스와 제휴했을 때 경영지도료를 요구해 ‘경영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후배들을 기르는 방법도 독특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지시하는 대신 그는 끈기 있게 질문해서 담당자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했다.

또 그는 부하의 능력을 충분히 끌어올리는 방법을 잘 알고 그대로 실천했다. “수고했네. 그런데 아직 부족해.” 그가 자주 하는 말이었다. 직원을 대할 때 그는 ‘감사하지만 만족하지 않는다’는 일관된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경영은 혼이 살아 숨쉬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세계 최고의 경영자이자 정상의 예술가였던 셈이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