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사진)은 15일 이라크전쟁의 승리를 선언하고 이로써 비상 전시체제에서 평시체제로 전환을 모색하면서 미국의 경기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시 분위기 때문에 위축됐던 국내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주력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로서 ‘이라크 승리’와 ‘경기 부양’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내세워 재선 채비에 본격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중소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세계는 더 안전해졌고 테러국가들은 이제 한 동맹국을 잃었다”고 승전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또 최소한 5500억달러의 대규모 감세정책과 종합 경기부양책 등을 통해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모임은 이라크전 시작 후 처음으로 민간 경제인들을 상대로 미국 경제 현안 전반에 대한 소신을 피력한 것이다.
이날 연설은 이라크전 승리와 함께 북한 핵 사태가 다자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해 북핵위기 돌파구가 마련될 기미가 보임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안보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마무리에 이어 정부의 최우선 정책 순위는 국가 번영과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그 구체적 실천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미국은 전쟁을 겪고 경기침체와 국가적 비상사태에 직면해 적자재정 운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국가경제 성장과 부양”이라며 의회의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존 에드워드 상원의원과 존 케리 상원의원 등 민주당 대선 유력주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춰 공화당 행정부의 경제대처 능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부시 대통령이 전쟁 주역에서 경제 대통령으로의 이미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당분간 새로운 전쟁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