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최규선씨 車트렁크서 사진찾아내 거래시도

입력 | 2003-04-07 18:54:00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전 총재 20만달러 수수설’과 관련, 민주당 설훈(薛勳·사진) 의원이 입수하려 시도했던 최규선(崔圭善)씨와 이 전 총재가 함께 찍은 사진은 최씨가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 자신의 친척 이모씨를 통해 승용차 트렁크 깊숙한 곳에 숨겨 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또 부인을 통해 사진을 미국으로 빼돌리려 했으나 최씨의 운전기사 백모씨가 이를 찾아냈고, 백씨는 설 의원에게 접근해 ‘거래’를 시도하다 “돈으로 증거를 살 순 없다”며 거절한 설 의원의 제보로 검찰에 사진을 압수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7일 입수한 백씨의 검찰 진술조서와 자술서(지난해 10월8일자) 사본을 통해 확인됐다.

진술서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해 9월 차량을 정리하다가 사진을 발견하고 20만달러 수수설을 제기한 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사진의 존재를 알리고 ‘보상을 전제로 사진을 넘겨주겠다’는 뜻을 전한 뒤 설 의원의 보좌관과 설 의원을 잇달아 만나 교섭을 시도했다.

백씨는 자신이 사진 제공 대가로 3억원을 요구했다는 설 의원측 주장과 관련,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한 바 없다”고 진술했으나 “모 일간지에서 사진값으로 5억∼6억원을 주겠다고 하더라”며 사실상 거액을 요구했음을 시인했다.

설 의원측은 이에 대해 “그런 돈은 개인적으로 부담할 수 없고 민주당은 집단지도체제라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고위원 8명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더욱이 탈당파 문제 등 내분이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난색을 보임에 따라 4차례의 접촉 끝에 10월 초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백씨는 진술했다.

백씨는 또 설 의원측에 “최씨의 여직원 이모씨가 ‘이 전 총재에게 20만달러를 주었다는 얘기를 회식할 때 최씨로부터 들었다’고 하더라”고 귀띔해 설 의원으로 하여금 ‘최규선-이회창 커넥션’을 확신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설 의원측은 이에 대해 “백씨의 진술서를 통해 설 의원이 사진을 입수하기 위해 돈을 주고 ‘매수’하려 한 적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며 “정작 파헤쳐져야 할 것은 ‘20만달러 수수’라는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