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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번엔 '전환사채 주의보'…올해 만기물량 1조원대

입력 | 2003-03-18 18:33:00


전자상거래 솔루션 제공업체인 A사는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전환사채(CB) 143억원 때문에 고민 중이다. 전환가격은 1만1360원으로 18일 종가인 1030원보다 턱없이 높아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 원금을 고스란히 갚아야 할 처지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말 현재 현금을 190억원 정도 갖고 있어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CB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코스닥기업들이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는 CB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스닥 ‘전성기’였던 1999, 2000년에 발행했던 CB의 만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CB를 발행한 기업은 주가가 좋을 때는 투자자에게 주식으로 주면 되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는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수 관계인이 CB를 인수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 만기가 연장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부 기업에는 큰 부담이 되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각별히 유의하라”고 말했다.

▽전환사채 발행 기업의 현황〓18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CB는 총 1조1379억원에 이른다. 이중 21개 종목, 1642억원어치의 CB는 전환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현재로서는 이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에스오케이(전환가격 5000원, 종가 1780원) 동신에스엔티(전환가격 5000원, 종가 540원) 로토토(전환가격 6177원, 종가 2270원) 등 21개 모든 종목의 전환가격은 현재의 주가보다 높다.

현대증권 오성진 스몰캡팀장은 “대체로 CB를 만기까지 보유한 채권자에게는 이자를 더 주기 때문에 이자부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해당 기업들의 영업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은 편. 21개 기업 가운데 2001년 말과 2002년 9월 말 현재 순손실을 낸 기업은 각각 13개 기업(61.9%)이었다. 두 해 모두 적자인 기업도 10개(47.6%)였다.

▽주식으로 전환돼도 문제〓문제는 주식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물량부담이 지나치게 커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

자본금 57억원의 케이티정보통신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전환사채의 금액만도 60억원이며 대백신소재도 자본금(32억원)에 비해 전환사채(약 30억원)의 비중이 높다.

또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리픽싱(refixing·가격재조정)’ 조항이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즉 주가가 떨어지면→전환가격을 낮추고→주식물량이 그만큼 늘어나고→다시 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오 팀장은 “원금의 일부라도 찾으려면 회사의 재무상태를 확인한 뒤 지금이라도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으로 바꿔 현금화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애널리스트는 “개별 회사의 사정과 업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기업은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선별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코스닥등록기업의 만기 전환사채 (단위:억원)종목채권잔액실적만기2001년2002년9월말씨앤텔11-132.13월31일넥시즈30-127-364월13일한신코퍼레이션91-63-125월30일가로수닷컴13170.926월22일유니텍전자1111-107월26일아이엠아이티3.3-2968월30일에스오케이11-59-6911월9일퓨센스20-215-2512월19일대백신소재309.14.512월20일싸이버텍홀딩스50-11-3812월23일케이디씨정보60-2.6-7.312월23,31일지이티22-27-1.712월31일미주제강176-20-121〃

이네트143-78-104〃로토토20-19-117〃대영에이앤브이5.110109〃브이케이0.59-133〃유니셈284.2-11〃피코소프트100-18960〃쌍용건설624670-502〃알덱스

36434.2〃채권잔액은 2002년 9월 말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3월 14일 공시까지 반영. 등록 이후 발행된 전환사채만 집계.자료:코스닥증권시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