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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튀는 서점들]책 고르는 재미에 차 한잔의 여유

입력 | 2003-03-13 18:43:00

회원들이 인터넷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꾸민 베텔스만북클럽센터 강남점. -사진제공 베텔스만북클럽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가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독특한 매력’을 내세워 대형서점의 아성에 도전하는 서점이나 과감하게 온라인으로 진출한 뒤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인 인터넷 헌책방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서현문고(031-701-2800)는 1일 서점 건물 5층에 ‘북카페 서현’을 열었다. 한쪽에 신간 서적과 잡지가 진열돼 직접 구입할 수도 있고, 카페에 마련된 인터넷 단말기로 주문하면 1, 2층 서점에서 직원이 바로 책을 가져다 준다. 대표 최선호씨(도서출판 세계사 대표)는 “책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을 독자에게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서울 서초동 베텔스만 북클럽센터(02-6249-1949)는 서점 한가운데 테이블과 좌석을 마련했다. 회원에게는 커피, 홍차 등이 무료. 인터넷도 무료다. 이 서점은 자체 추천 도서를 우편 또는 인터넷으로 할인 판매하는 베텔스만 북클럽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추천 도서만 판매하고 남은 공간을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와인 강좌, 영화 시사회, 어린이 연극 등 다양한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서울 을지로2가 북스 리브로 을지점(02-757-8100)은 대형 만화코너 ‘코믹 스테이션’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만화 전문 코너만 100여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 국내 출간 만화는 물론 일본 등지에서 수입한 만화 원서와 만화 캐릭터 상품까지 갖췄다.

서울 서교동 아티누스(02-326-2326)는 지역 명소가 됐을 정도. 1, 2층은 예술 전문 서점, 지하에는 갤러리가 있다.

서울역 앞에서 헌책방을 하면서 인터넷 판매도 병행하던 서울북마트 윤병수 사장은 3개월 전부터 아예 온라인(www.bybook.co.kr)으로만 주문을 받고 있다. 윤 사장은 “늘어나는 인터넷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일반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98년 고구마(www.goguma.co.kr) 신고서점(www.singoro.com) 등 기존 헌책방이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면서 생긴 인터넷 헌책방도 최근 수가 부쩍 늘었다. 가나북(www.ganabook.co.kr) 새한서점(www.shbook.co.kr) 헌책(www.hunchak.co.kr) 북017(www.book017.co.kr) 책벌레(www.bookworm.co.kr) 야호책(www.yahoo7.com) 등 20여 개가 영업 중.

온라인 헌책방들은 전문화, 대형화로 경쟁력도 높였다. 북포유(www.book4u.co.kr)는 사전과 전집류만 취급하는 전문 헌책방을 표방한다. 빨간구두(www.redshoes21.com)는 미주와 유럽의 헌책방과 연계해 희귀 도서를 주문받아 판매한다.

아트뱅크 서울(www.oldbookbank.com) 북헌터(www.bookhunter.co.kr)는 고서적 또는 초판본 전문, 노마드북(www.nomadbook.co.kr) 아이엔지북(www.ingbook.co.kr)은 각각 인문학 도서와 한국 근현대사 책을 취급한다. 북011(www.book011.co.kr)은 헌책과 함께 흘러간 LP판도 판매한다.

헌책사랑(www.usedbooklove.com)은 독자들이 헌책을 교환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사이트. 책창고(www.bookagain.co.kr)는 전국의 7개 분점을 통해 헌책을 수집하고 판매하는 초대형 인터넷 헌책방이다.

헌책방 동호회 사이트 함께살기(hbook.cyworld.com)를 운영하는 최종규씨는 “인터넷 헌책방은 지방 독자들에게 특히 호응을 받고 있다”며 “독자가 직접 책을 고르지 못해 책 상태에 관해 판매자와 이견이 있는 것이 흠”이라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