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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위풍당당 그녀'의 배두나 "엽기적인 콩쥐가 저예요"

입력 | 2003-03-11 18:47:00

MBC ’위풍당당 그녀‘에서 미혼모가 벌이는 세상과의 한판 싸움을 밝고 코믹하게 그리는 배두나.사진제공 MBC


“김혜수씨가 얼마 전 ‘아기를 갖고 싶다’고 말해 사람들이 놀랐다고 하잖아요. 놀랄 일은 아니죠. 저도 결혼에 대해서 긍정적이지 않지만, 아이는 꼭 갖고 싶어요.”

‘눈사람’의 후속으로 12일 첫 방영되는 MBC 수목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밤 9·55)의 주인공 배두나는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에 이어 또다시 아기를 업은 억척스런 아줌마로 변신한다. MBC ‘엄마야 누나야’ 이후 2년반 만에 TV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재벌가의 손녀가 바뀌는 출생의 비밀 등 최근 드라마에서 유행하고 있는 ‘콩쥐팥쥐’와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뼈대로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국 영화의 주요 웃음코드인 80년대 복고풍 만화, 애니메이션의 과장된 액션과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해 엽기발랄 코믹 드라마로 꾸몄다.

배두나는 예쁘고 깜찍하지 않은 무표정에서 나오는 중성적인 이미지로 N세대를 사로잡은 신세대 스타였다. 영화계에서도 ‘링’의 한많은 귀신, ‘플란다스의 개’의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리, ‘청춘’의 발랄한 간호사, ‘고양이를 부탁해’의 여자상고 졸업생, ‘복수는 나의 것’에서 애인에게 아이 유괴를 제안하는 악녀역 등 주류 사회를 벗어난 아웃사이더 역할로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왔다.

영화계에서 연기력과 개성을 인정받았으나 흥행에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은 사실. 오히려 ‘컬트 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배두나는 TV복귀작인 ‘위풍당당 그녀’에 대해 “이 작품은 철저히 상업적이라서 좋다”고 말했다.

극중에서 배두나는 그동안 영화속 다양한 캐릭터를 종합선물세트식으로 보여준다. 결혼식을 앞두고 신랑이 도망가는 바람에 혼자 아이를 낳는 미혼모 은희. 그러나 은희는 전혀 주눅들지 않고 울어대는 아들을 업고도 맘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끝까지 쫓아 구애하는가 하면 식품회사의 경리로 망해가는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워 여사장이 되는 억척스러운 여인이다.

드라마에서 배두나는 아기를 업은 채 버스를 따라잡아 세우고, 공중제비를 돌기도 하며, 버스 유리거울에 도끼빗으로 머리를 빗어넘기는 ‘망가지는 연기’를 펼친다.

“달리다가 콧물이 쭉 나오면서 날아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했어도, 좀 창피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망가질수록 아름답다고, 재밌다고 해요.”

영화배우 신하균과 연인 사이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던 배두나. 그러나 “결혼은 전혀 생각없다”고 잘라 말한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숨기기 싫어 공개했던 거예요. 그리고 정말 앞으로도 계속(?) 공개할 거예요.”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