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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곳]개그맨 이혁재의 대치-청담동 맛집기행

입력 | 2003-02-04 18:32:00

개그맨 이혁재씨가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중식당 ‘칸지고고’에서 미역죽 삼겹살찜 호도꿀새우 등을 먹고 있다. -채지영기자


“맛있는 걸 먹고 싶을 땐 대치동과 청담동 주변에 들르죠. 압구정동이나 삼성동에 비해 덜 혼잡하고 아는 사람들끼리 조용한 가운데 수다떨 수 있는 곳이 많아 좋습니다.”

인기 개그맨이면서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무옥’ 역으로 연기력까지 인정받은 이혁재씨. 그와 함께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을 찾았다.

이씨는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도 인천에서 다녀 자타가 공인하는 ‘30년 인천토박이’. 그래서 그에게 서울은 아직도 조금 낯선 도시다.

방송국이 있는 영등포구 여의도를 벗어나면 아직도 어디가 강북이고 어디가 강남인지 정확히 모른다는 그는 최근 영동대교 남단의 대치동과 청담동으로 조금씩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담배는 하지 않고 술도 적당히 마셔 음식 맛을 분별하는 혀가 살아있는 진정한 미식가라고 자처하는 그가 최근 자주 찾는 맛집은 대치동 주택가 골목에 있는 중식당 ‘칸지고고’. 칸지는 중국어로 ‘죽’을 뜻한다.

“달착지근한 화교(華僑) 스타일의 중식보다는 개운한 미국식이나 걸쭉한 본토식이 더 입에 맞아요”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의 중식을 다루는 이 곳의 음식은 기름기가 적고 야채와 과일이 많은 것이 특징.

2년 전 KBS의 ‘한중일 삼국지’ 요리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중국에 갔다온 뒤로 그는 세계각지에서 다양한 스타일로 변형되는 중국음식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요즘 ‘4시간 자고 20시간 일하는’ 바쁜 생활을 한다며 이 곳에서 미역죽 삼겹살찜 호도꿀새우 삼색춘병 등 건강식으로 체력을 보충했다.

사실 첨단 인테리어를 앞세운 식당은 ‘별로’라고 생각해 강남에 별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소속사 사무실이 강남구 삼성동에 있어 자연스레 인근의 대치동이나 청담동 일대의 식당에 자주 가게 된 것. 그래서 강남답지 않은 소박하고 푸짐한 곳들만 찾아다닌다.

방송이 없는 날에도 가끔 드라이브 삼아 아내와 함께 영동대교 남단을 찾는다. 인천 남구 관교동의 집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40분만에 닿을 수 있기 때문.

청담동의 ‘유씨어터’에서 공연을 보거나 미술을 전공한 아내가 좋아하는 ‘갤러리 아미’에 들러 미술품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식사 때가 되면 매운 낙지를 먹기 위해 청담동 ‘유정낙지’를 찾는 게 코스. 눈물이 쏙 빠지도록 얼얼한 맛이다. 또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 ‘뜨락’에서 쇠고기를 먹어도 하루가 즐거워진단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