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단위(지역)조합에서 발급한 현금카드 회원들의 개인 정보가 새나가 기존 카드를 새 카드로 완전히 교체하는 사고가 처음으로 일어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재발 가능성은 없는지, 다른 금융회사의 현금카드 고객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본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가.
“신용카드 위조사건은 종종 일어났지만 현금카드 위조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용카드는 카드를 몰래 빼내 카드 뒷면에 붙어있는 마그네틱선(MS)을 읽어야만 위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현금카드 위조 피해자들은 모두 카드를 잃어버린 적이 없다. 농협은 범인들이 창구에 버려진 청구서를 보거나 피해자들이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동안 어깨너머로 피해자들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카드를 위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사건 경위는 경찰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만 알면 현금카드를 위조할 수 있다는 말인가.
“농협 단위조합에서 발급한 현금카드는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현금카드와 크게 다르다. 계좌번호와 비밀번호가 마그네틱선에 그대로 입력돼 있어서 위조가 쉽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발급한 현금카드는 안전한가.
“시중은행들은 농협 단위조합과 똑같은 현금카드를 사용하다가 1998년경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암호화해서 입력한 새로운 방식의 현금카드로 대부분 교체했다. 또 카드고유번호 등 여러 정보가 복잡한 암호로 입력돼 있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안다고 해도 카드를 위조할 수 없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이나 2금융권이 발급한 과거 방식의 카드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만은 없다. 시중은행들은 이 때문에 농협 사고를 계기로 현금카드의 안전성을 일제히 점검하고 있다.”
―신용카드는 어떤가.
“신용카드는 현금카드보다 마그네틱선에 저장된 정보가 훨씬 더 복잡하다. 카드를 잃어버리거나 함부로 내주지 않는다면 위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농협 단위조합 현금카드 고객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단위농협 현금카드 회원은 1000만명 정도이다. 농협은 이 가운데 150만명이 현재 카드를 사용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25일까지 신분증 통장 도장 현금카드를 가지고 전국 3500여개 단위농협에 가서 새로운 현금카드로 바꿔야 한다. 27일부터 기존 현금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