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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나가노 ´구름위의 스키´

입력 | 2003-01-15 14:40:00

시로우마다케의 주능선에 자리잡은 핫포오네 스키장의 슬로프 정상(해발 1850m). 나가노현을 뒤덮는 거대한 재팬알프스의 산악군이 파노라마로 다가오는 유럽형의 전망좋은 스키장이다./조성하기자



2001년 8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의 곳곳이 부러지는 중상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재기를 위해 지옥훈련중인 나가노 동계올림픽(1998년 2월)의 남자 알파인 스키 2관 왕이자 당시 월드컵스키 1인자 헤르만 마이어(31·오스트리아). 초인적인 의지, 불굴의 투지로 다시 부츠를 신은 마이어는 최근 칠레 안데스고원에서 기문통과 훈련까지 무사히 마쳤다. '헤르미네이터'(Herminator·헤르만+터미네이터 합성어)의 세 번째 신화창조를 기원하면서 찾아간 올림픽 개최지 하쿠바무라(白馬村·나가노현). 이 곳의 핫포오네(八方尾根) 스키장은 마이어의 첫 번째 신화가 탄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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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2월 13일 금요일 아침. 마이어는 시로우마다케(白馬岳)의 정상 밑(해발 1760m) 출발선에서 첫 금메달(다운힐 경기)을 향해 다운 힐을 시작했다. 첫 번째 커브. 35도 급경사다. 시속 104㎞로 질주하던 마이어. 돌출부를 통과할 찰나 돌풍에 중심을 잃고 코스 밖으로 퉁겨나간다. 떨어져 두 바퀴를 구르며 완충용 플라스틱장막을 차례로 두 개나 찢고 세 번째에 걸렸다.

'13일의 금요일' 징크스 때문이었을까. TV로 생중계 된 이 장면. 전 세계 시청자는 경악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마이어는 일어섰고 코스 밖으로 피했다. 다음 주자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큰 부상은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사흘 후. 마이어는 만류를 뿌리치고 슈퍼대회전에 도전했다.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초인적인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두 번째 신화가 창조됐다. 금메달이었다. 다시 사흘 후. 이번에는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목표인 삼관왕은 달성치 못했지만 그에게는 최고의 경의가 쏟아졌다. 올림픽 정신 그 자체라는 찬사다. 첫 금메달을 딴 날, 워싱턴포스트는 이렇게 보도했다. '왜 헤르미네이터라고 불리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

오전 9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파란 하늘로 시로우마다케(白馬岳) 등 하쿠바무라를 둘러싼 2000m급 재팬알프스의 고봉군이 또렷이 보였다. 하쿠바무라는 스키장이 무려 일곱 개나 되는 일본 최대의 알파인 빌리지. 그러나 최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한산했다. 10년째 계속된 경기후퇴의 여파다. 최고임에 분명하나 원거리로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찾는 이가 크게 준 것. 한국스키어에게 하쿠바무라는 '천국행 티켓'이다. 특별 가격(3박4일형이 50만원대)이 제공되기 때문. 덕분에 이곳을 찾는 한국인 스키어는 해마다 느는 추세다.

그 가운데서도 핫포오네(八方尾根)스키장은 하쿠바무라의 얼굴 격. 베이스(해발 760m)만 4개의 대규모다. 스키장 규모는 표고 차(슬로프정상-베이스 해발고도)와 리프트 수로 가늠된다. 표고 차 1071m, 리프트 31기(곤돌라 1기 포함)라면 세계적 수준이다. 용평리조트는 702m(레인보우 차도)에 15개(〃) 수준.

슬로프의 정상(하포이케산장·1850m). 곤돌라에 이어 리프트를 두 개나 타야 한다. 여기 서면 주봉 시로우마다케의 정상이 보인다. 눈 덮인 능선을 걸어 오르는 등반객 들. 정동쪽 슬로프 정면은 하쿠바 무라 마을 방향의 양지 녘. 그 곳에 서니 가슴이 후련했다. 막힘 없이 270도로 펼쳐진 재팬알프스의 은빛 파노라마 풍경 덕분. 눈 덮인 산악은 유럽 알프스와 마찬가지로 산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매 시즌 찾는 이 곳. 올 시즌에는 새 풍경이 펼쳐졌다. 정상 슬로프의 카메라폰 스키어들 모습. 멋진 재팬알프스의 파노라마 풍광을 핸드폰에 담아 누군가에게 보내고 있었다. 이보다 화려하고 귀한 디카폰(Digital Camera Phone) 이미지가 또 있을 까.

마이어 신화의 현장인 올림픽 코스의 출발선 슬로프에 올랐다. 정상슬로인 이 곳의 등급은 블랙코스(상급자용). 경사각이 최대 30도, 평균 13도로 가파르다. 그러나 폭이 넓고 풍부한 자연 설도 뒤덮여 카빙 쇼트턴에는 딱이다. 아래로 핫포오네 스키장 슬로프, 하쿠바무라의 눈 덮인 마을 풍경, 정면으로 파란 하늘과 그 아래 재팬알프스의 산의 바다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곤돌라(핫포역 베이스∼우사기다이라)를 따라가다 보면 이런 가파른 슬로프가 계단식으로 4개나 이어진다. 핫포오네 스키장의 주 슬로프이라고 할 만한데 일본에서 난다 긴다는 카버(Carver·카빙 스키어)는 여기에 다 모인 듯 했다. 쏘는 정도가 한국 스키어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이 슬로프는 눈감고 생각만 해도 발바닥이 간질거릴 만큼 카버(Carver·카빙스키어)의 회전본능을 자극한다. 이런 슬로프를 두고 서양 스키어들은 이렇게 부른다. 아드레날린(Adrenalin) 코스라고.

●JAL 나가노 스키 패키지

JAL(일본항공)이 기획한 하쿠바무라 스키패키지(3박4일형). 호텔(바이저호프 핫페이)에 숙박하며 이틀 간 온종일 스키를 즐기는 '왕복항공권+이동교통편(버스)+숙식(아침 저녁식사 제공)' 패키지. 매주 금요일 출발, 숙소에 따라 49만9000∼63만9000원(리프트권 별도).

△취급 여행사(지역번호 02)=①국일여행사 771-6793 ②마이니치투어 755-5888 ③박경숙여행사 3785-0127 ④여행박사(www.tourbaksa.co.kr) ⑤OK투어 3705-2346 ⑥정우여행사(www.jwtour.co.kr) 723-3360

하쿠바무라 7개 스키장 정보

스키장

슬로프(m)

개장시간

리프트

(1일)

홈페이지(일어)

최장

정상

표고차

최대경사

사노사카

2100

1200

460

33도

0820∼1630

3500엔

www.sanosaka.com

고류

5000

1676

926

35도

0800∼1700

공용

4500엔

www.hakubagoryu.com

하쿠바47

6400

1614

800

32도

0800∼1630

www.hakuba47.co.jp

하포오네

8000

1831

1071

35도

0800∼1700

4600엔

www.hakuba-happo.or.jp

이와다케

3800

1289

539

4500엔

hakuba.jp/iwatake

미네카타

2000

1050

210

3000엔

www2.ocn.ne.jp/∼hakuban/

하일랜드

1500

951

247

24도

0830∼1630

3000엔

www2.ocn.ne.jp/∼hign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