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몸집 키우기보다는 수익을 올려야 한다.’
지난해 합병을 통해 외형 확장에 몰두했던 은행들이 올해는 수익성 확보로 돌아섰다.
위험 수위에 이른 가계대출 증가율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대신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국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내수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작년처럼 가계대출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우리은행, 대출보다는 수수료〓지난해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2∼23%, 중소기업대출은 30∼33%였으나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서비스업이 주축인 소규모 자영업자(소호기업)에 대한 대출은 계속 늘릴 계획이다.
또 넓은 점포망을 바탕으로 수익증권과 방카슈랑스(은행+보험), 로또복권 판매에 주력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외국은행은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입이 60 대 40 정도지만 한국은 예대마진 비중이 80%나 된다.
우리은행은 가계대출은 속도를 조절하되 중소기업 대출은 약 20% 늘릴 계획이다.
이덕훈 행장은 “작년까지 예대마진 위주로 영업을 했다면 올해부터는 수수료 위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컨설팅과 인수합병(M&A) 주선, 기업공개(IPO) 등에 주력하고 아울러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한 고객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은행, 합병 후 공격경영〓서울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은 다른 곳보다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며 서울은행을 떠난 기업고객을 다시 끌어들여 소규모 자영업자(소호) 및 중소기업 대출을 4조5000억원(31.8%)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은행수익의 중요지표인 순이자마진(대출금리 가중평균―수신금리 가중평균)을 0.2%포인트 높여 2.8%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한편 한미은행은 올해 가계대출증가율을 10% 안팎(1조2000억∼1조3000억원)으로 잡았고 외환·조흥은행도 1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